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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뜬금없는 지최공 우당탕탕 도전기.
몬도리아·2026.05.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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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네요.

작업도 안되고 심심해서 잡담이나 좀 해볼까 합니다.


저는 분야는 다르지만 타 업계에서 글로 밥 벌어먹고 산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나름 그 바닥에선 산전, 수전, 공중전, 우주전까지 겪은 글 노동자입니다.


그런 제가 왜 뜬금없이 웹소설을 쓰게 되었을까요?


작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저는 모 단체의 지원사업에 참여중이었고 동시에 뭐 하나 계약을 해서 작업중 이었습니다.


지원사업에서 마련해준 작업실 계단을 내려오다가 심각한 어지럼증으로 계단을 굴러서 요단강 건너 염라대왕까지 로켓배송으로 갈 뻔 했더랬죠..


다행히 몇 칸 앞에서 난간을 잡고 버텨서 살았습니다.


아무리 둔한 나라도 이건 좀 아닌데 싶어서 다음날 병원을 갔습니다.


무려 50만원이 넘는 정밀검사를 진행했고 다행히 뇌의 문제는 아니었..

...지만!!


아무튼..


"돌연사 하실수 있어요"


라는 아주 무시무시한 말을 의사샘은


"오늘 날씨 좋죠?"


하 듯 아무렇지 않게 말했습니다.


너무 아무렇지 않게 말해서 아무렇지 않은 상태라고 착각 할 뻔 했습니다.


근데 그건 아니었고..


또 아무튼..


당시 건강도 최악 정신상태도 최악, 거기에 번아웃까지 오며 매일 브레인포그에 시달렸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무것도 쓰지도 읽지도 못 하겠는 상태가 되었죠.


아~ 이러다 심심해서 먼저 죽겠다 싶던 어느날 문득,


과거 보던 무협지, SF, 판타지 , 일본 소년만화 등이 너무 보고싶었습니다.


영웅문, 천룡팔부 부터, 은하영웅전설, 파운데이션, 눈마새, 피마새, 드래곤라자와 퇴마록 등등등등등등 X 15840


이런건 눈에 들어오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얼른 네이버시리즈 앱을 깔았고 수많은 웹소설을 봤습니다.


근데...어? 이게 뭐지?


아...내가 원하던...그런 아재가 볼 수 있는 웹소설은 찾기가 쉽지 않구나..

물론 어딘가엔 산더미처럼 많겠지만 도저히 찾지를 못하겠더라고요.


땀이나 잔뜩 흘려보자 싶어 땡팡 알바를 갔던 어느 새벽, 휴식시간에 올려다본 하늘에서 별똥별이 떨어졌고 그때 아! 글을 써야겠다...


...는 물론 무라카미 하루키식 뻥이고.


그냥 담배 하나 피다가..


"내가 읽고 싶은 거 없으면 직접 쓰면 되지! 조카신발!"


이라는 되도 않는 객기가 생기고야 만것입니다.


그렇게 작년말부터 올해 5월까지 내가 보고 싶던 소설을 개발새발 막 썼습니다.


이게 웹소설이 맞는지 아닌지가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그냥 나 혼자 쓰면서 만족하고 읽으면서 만족하고 그랬더랬죠.


어라? 내 본업인 글쓰기보다 더 재밌는겁니다.


심지어 그건 돈받고 쓰는데도 머리가 멍해서 한자도 안써지던게..

이건 돈 한푼 안 받고도 막 써지는 겁니다?


왜 그렇지?

고민해보니 이건 그야말로 "내 꼴리는대로" 쓸 수 있는 것이라 그랬던 거 같습니다.


본업에서 피토하며 써봐야 회의하며 멘탈이 탈탈 털리다가


"내 마음대로 누구의 말도 없이 내 꼴리는대로!!"


그렇게 120화까지 혼자 쓰고 혼자 보고 그랬습니다.

변태처럼요...하하하.


하지만 이 소설이라는 게 누군가 읽어야 완성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하면 되는것이냐?

재미나이에게 물어보니 "지상최대공모전 내셔~" 하는 겁니다?


그래서 비축분 124화를 들고 지상최대공모전에 당당히 출전합니다!


나름 재미나이랑 첫날 몇화를 올리고 이후 어떻게 올리고 그래야 유입이 한명이라도 더 생기고 어쩌고저쩌고 작전을 막 세웠더랬죠.


마이크 타이슨이 그랬나요?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이 있다. 나한테 처맞기전까진"


네 제가 딱! 그랬습니다.

우왕~ 이 바닥이 우왕ㅋㅋㅋㅋ


첫날 5화까지 올리래서 막 업로드를 하는데 1화 올리고 2화 올리는동안 1화가 안드로메다로 사라지고 3화 올리는동안 2화가 사라지고...


지최공 출전을 위해 처음 가입한 문피아 홈페이지는 익숙하지도 않고..


업계용어도 뭣도 아무곳도 몰라서 어떤 분이


"자연에 올렸는데 조회수가 이러면 어쩌고"


이런 게시물을 읽고 정말 공기 좋고 물 맑은 시골에서 연재한다는 말 인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어리벙벙하게 하루가 지나갔지요.


이틀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미 팬덤이 탄탄한 기성작가분들은 1화만 올려도 조회수 10억, 좋아요 1억개, 선호작 5억개...이런 느낌이었고


저는 서울역 광장에서 아무도 관심없는데 홀로 팻말들고 앞구르기 뒷구르기 하면서 "도를 믿으세요~!" 하면 날 불쌍하게 봐준 몇 분이 옛다~ 하며 100원 던져주고 가는 상황이랄까.


아항~ 어느 바닥이나 어렵지만 이 바닥은 유독 더 어렵구나.


제대로 깨달았지요.


그래도 진짜 간만에 느껴보는 짜릿함이 있습니다.


내 안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한 글 쓸 때의 설렘?

두근거림이 다시 생겨서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애초 제 목표는 그냥 완결이었습니다.


몇 분이 봐주시던 완결까진 무조건 가자!


그래서 나 혼자 읽으면 의욕이 떨어질지도 모르니 미리 다 써두자는 심정으로 열심히 써서 어느새 비축분 128화까지 왔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그래도 제 예상보다는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응원도 해주시고 매우 기쁩니다.


기성작가님들이 보기엔 픽! 웃을만한 조회수지만 저는 만족합니다.

진심으로 만족합니다. 하하.


그래서 이 글의 결론이 뭐냐구요?


웹소설 제목식으로 오늘의 결론을 말하자면


<죽다 살아난 중년아재, 깨어나보니 웹소설 세계관속 뉴비?>


정도 되겠습니다. 하하하하


이 분야나 타 분야나 글밥 먹고 사는건 다 같지요.


그 바닥에서 20년 가까이 구르다 보니 딱 하나 깨달은 게 있습니다.



건강 챙기세요.

건강해야 뭐라도 씁니다.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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