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의 밤은 길었다.
저녁 운동.
저녁 본연습.
밤 아홉시부터
다음날 새벽 여섯시까지 술자리.
아침 구보.
살아남은 사람들은 수업을 들으러.
다시 저녁 운동.
저녁 본연습.
다시 밤 아홉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술자리.
젊은 오비들은 술자리에 학생들을 찾아와 술을 사주었고
늙은 오비들 역시 술자리에 학생들을 찾아와 술을 사주었다.
선배들이 말하는 귀신같은 선배들의 무용담을 주워들었다.
낙산 바닷가에서 일본 검도부와 일 대 이십 대결을 펼친 무용담.
선배들의 사부가 하얀 도복을 입고 대천 해수욕장을 거닐던 모습.
선배들은 후배들을 사랑했고
후배들 역시 선배들을 사랑했다.
나도 언젠가는
저 선배들처럼
전설같은 선배가 되고 싶어.
당대 최고의 무사.
우습게도 나의 꿈은 그때 당대 최고의 무사가 되는 것이었다.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매일같이 열심히 수련하고 형들을 따라간다면
당대 최고의 무사라고 하는 타이틀을 갖는 것이.
그리 꿈같은 일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이어지는 운동.
이어지는 술자리.
남자 아이들과 여자 아이들은 혼숙의 개념도 없이
한 도장 바닥에서
오래된 이불을 깔고 잤고
차가운 도장 바닥에서 자다가 토를 하는 아이.
토를 하는 아이 옆에서
대련을 하는 아이.
그 옆에서 또 술을 먹는 아이들.
그 때 그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도 무모하게 했던 걸까.
나는 그렇게 될 수 있을 줄로만 알았다.
당대 최고의 무사 선배들.
나는 그들을 존경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 꿈은 오래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