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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루·2026.05.25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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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의 밤은 길었다.


저녁 운동.


저녁 본연습.


밤 아홉시부터


다음날 새벽 여섯시까지 술자리.


아침 구보.


살아남은 사람들은 수업을 들으러.


다시 저녁 운동.


저녁 본연습.


다시 밤 아홉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술자리.


젊은 오비들은 술자리에 학생들을 찾아와 술을 사주었고


늙은 오비들 역시 술자리에 학생들을 찾아와 술을 사주었다.


선배들이 말하는 귀신같은 선배들의 무용담을 주워들었다.


낙산 바닷가에서 일본 검도부와 일 대 이십 대결을 펼친 무용담.


선배들의 사부가 하얀 도복을 입고 대천 해수욕장을 거닐던 모습.


선배들은 후배들을 사랑했고


후배들 역시 선배들을 사랑했다.


나도 언젠가는


저 선배들처럼


전설같은 선배가 되고 싶어.


당대 최고의 무사.


우습게도 나의 꿈은 그때 당대 최고의 무사가 되는 것이었다.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매일같이 열심히 수련하고 형들을 따라간다면


당대 최고의 무사라고 하는 타이틀을 갖는 것이.


그리 꿈같은 일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이어지는 운동.


이어지는 술자리.


남자 아이들과 여자 아이들은 혼숙의 개념도 없이


한 도장 바닥에서


오래된 이불을 깔고 잤고


차가운 도장 바닥에서 자다가 토를 하는 아이.


토를 하는 아이 옆에서


대련을 하는 아이.


그 옆에서 또 술을 먹는 아이들.


그 때 그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도 무모하게 했던 걸까.


나는 그렇게 될 수 있을 줄로만 알았다.


당대 최고의 무사 선배들.


나는 그들을 존경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 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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