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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푸념-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요
숲속의나무·2026.09.2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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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매일매일 평범하게 살았어요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상황이 좋지 않아 퇴근 후 주로 음식점에서 알바를 했는데요


요즘엔, 홀서빙도 보다가, 주로 주방에서 주방장님을 도와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는데, 진짜 돈 버는 게 쉽지 않구나 싶으면서도, 도대체 내가 잘하는 건 아무것도 없구나 느끼곤 합니다.


갑자기, 손님이 몰리면 서빙도 하다가, 전쟁 같은 주방에서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며 밥도 푸고, 채소도 다듬고, 소스도 담는데, 예측 불가능한 성격의 주방장님이 순식간에 쌓인 설거지부터 하라고 소리를 꽥 지르면, 네 알겠습니다 대답하고는 고무장갑을 끼려고 하면, 그냥 맨손으로 하라고 얼마나 무서운 표정을 짓는지^^;


그러면서 빨리빨리하라고 잔소리를 해대는데, 정신이 오락 가락 하면서 어찌어찌 끝내고 나면, 이번엔 커다란 양파 자루를 들고 와서는 양파 눈깔을 파내라고?!


양파 눈이 어디 있는지요? 엉거주춤 서 있으면,


"어이구 답답해 양파 눈깔도 못 찾어?"


"한 번 예시를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조그만 소리로 여쭤보면,


"여깄잖아. 이걸, 야무지게!"


양파 머리를 이상하게 세모꼴로 움푹 잘라 보이는데, 내겐 그 일이 왜 그리도 어려워보이는지?


"저어기, 죄송해요...다른 일 시키시면 할게요."


그랬더니, 쯧쯧 혀를 차면서 깐 마늘 한 봉지를 가져오더니,


"그럼, 이 마늘을 세워서 과도로 쭉쭉 쓸기만 하면 돼!"


헉.

이걸 어떻게 도마 없이?


내 표정을 보더니, 시범을 보이는데 새파랗게 날이 선 과도로 그 쪼그만 마늘을 아주 재빠르고 얇게 쭉 쭉 벗겨내듯 편으로 썰어내는데...


이것마저 못한다고 하면 안 될 것 같아 벌벌 떨며서 과도를 들고 아주 작은 마늘을 편으로 썰다가, 그만 순식간에 손가락을 베고 빨간 피가 철철 나는데....


대수롭지 않은 듯 네모난 대일밴드 하나 주는 그 야속함에 울컥 서러워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아무것도 잘 하는 게 없는 존재 하나.


그러고 보니, 글 쓴다면서 소설 한 편도 완성하지 못했구나... 씁쓸한 자괴감만.



오늘도 어김없이 돌아온 테트리스 같은 나의 삶


곧 있으면 퇴근인데, 벌써부터 긴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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