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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한국무협의 "황금세대"
서태수·2003.06.2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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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중문화의 흐름이 지나치게 10대에 편중되고 있습니다.

무협소설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연령대가 급격하게 낮아지면서 10대의 구미에 맞게 쓰여지고 있는 경향을 보입니다.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창작과 좀더 쉬워진 출판여건 등으로 인하여 신진작가들의 다양한 개성과 소재를 가진 작품들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층이 형성되고, 무협의 저변 역시 상당히 확대 되었습니다.

과거 어두컴컴한 만화방이나 대본소에서 아저씨들만의 전유물이던 무협지가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장소에서 10대들조차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다양한 독자층의 형성과 달리 최근 무협의 흐름은 단순화되고 있습니다.

매일 쏟아지는 무협소설 중 선뜻 손이 가는 작품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대부분이 하나같이 가볍고, 유치하며, 말장난에 그치는, 일명 먼치킨류입니다.

먼치킨류가 꼭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먼치킨류도 나름대로 장점을 가지고 있고, 이런류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또 "비뢰도"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무협을 모르던 10대들을 무협의 세계로 이끄는 공로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먼치킨류가 무협의 주류를 형성해서는 안됩니다.

먼치킨류는 쉽게 읽히는 만큼 쉽게 잊혀집니다.

우리가 최근 십수년간 중국무협이 국내에 소개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무협을 기억하는 것은 "영웅문" "소오강호" "녹정기" 같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명작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도 명작으로 기억할 만한 작품이 있습니다. 그러한 무협들이 등장할 수 있는 무협행태가 주류를 형성해야 합니다.

그래야 무협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무협의 경향을 보면 우려할 만한 점이 두어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기존작가들을 제외하면, 새로이 등장하는 대부분의 신인작가들이 먼치킨류를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거의 9할이상이 먼치킨류입니다.

어떤 작가는 자신은 먼치킨류의 글만 쓰고, 책만 읽는다고 항변까지 하더군요. 기가 찰 노릇입니다.

또하나는 최근의 신인작가들의 작품은 지나치게 완성도가 낮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한국무협의 "황금세대"(주관적인 표현입니다)를 떠올립니다.

7-8년전 신무협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등단한 일련의 작가군이 있습니다.

저마다의 뚜렷한 개성을 앞세우고 등장한 이들은 기존 정통무협의 향기에 신무협의 사실감과 세밀한 내면묘사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또한 시대적 아픔을 겪은 386세대이니만큼 이들의 글속에는 짙은 사람의 냄새가 묻어 있습니다.

좌백, 장경, 조철산, 진산, 설봉, 고명윤, 한수오, 하성민, 풍종호, 무악, 석송, 몽강호, 운중행, 냉죽생 그리고 이들보다 조금 늦게 데뷔한 송진용, 임준욱, 운곡까지...

예. 이들이 바로 한국무협의 황금세대입니다.

침체일로를 걷던 한국무협사에 이들의 등장은 최대의 사건이자,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시기가 한국무협의 황금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뛰어난 작품을 선보였지만 협소한 무협시장과 IMF의 여파 등으로 인해 작품활동에 많은 곤란을 겪는 불우한 세대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 독자들도 시대적 상황으로 충분한 호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두고 두고 아쉬운 대목입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그동안 추춤하던 황금세대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무림에도 황금세대가 몇 분 있습니다.

장경, 한수오, 조철산, 송진용, 임준욱, 운곡, 무악

황금세대를 몰랐던 분들은 한번 가셔서 찾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먼치킨류가 결코 줄 수 없는 무협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볼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저의 나이는 28살입니다. 20대를 황금세대의 글들을 읽어면서 보냈죠.

그래서 황금세대를 잘 모르는 10대의 무협독자들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아는 무협소설의 종류는 단지 두가지 입니다.

하나는 간직하면서 두고 두고 다시 보고 싶은 무협입니다.

또하나는 눈대중으로 대충 넘기는 무협입니다.

황금세대의 무협은 대부분이 전자에 속합니다.

참고로 금강님, 용대운님을 굳이 거론하지 않은 것은 두분은 황금세대의 어머니이기 때문입니다. 황금세대를 출산한 분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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