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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과 익살이 넘치는 장경의 "황금인형"
서태수·2003.08.1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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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미 석 달 전에 한번 올렸던 글입니다.

장경님의 "우리무대", "우리무협"의 시발점이 될 "황금인형"이 오늘부터 연재가 재개되었기에 미력하나마 조금 수정을 가해서 다시 올려 봅니다.

사실은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일이 있어 긴 시간을 낼 수가 없는 관계로, 글을 올리고 싶은 마음에 부득이 하게 과거의 글을 다시 인용합니다. 아무쪼록 너그러운 이해를 바랍니다.

이하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황금인형"은 여러 면에서 그 간 볼 수 없었던 장경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줍니다.

우선 글 전체를 관통하는 유쾌함은 장경의 무협에서 새로이 발견하는 기쁨입니다.

"철검무정"을 시작으로 한 그의 작품들은 거칠고 투박한 정, 애잔함, 서글픔의 정서를 표출시켜 왔습니다. 암왕은 그 최고조라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인지 장경 무협하면, 무거움과 비장함 그리고 노친네들이 보는 무협이라는 선입관이 생긴 것도 사실입니다.

기존의 독자층이 장경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장경 무협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도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묘사에 있습니다.

인간군상이 내포하고 있는 삶의 고단함과 생명력을 그만큼 가슴 절절히 묘사하는 작가는 국내무협에서 보기 드물지요.

누군가가(아마도 신경식님) '장경은 무협소설을 황석영의 장길산 같은 글로 쓰고 싶은 욕심을 가진 친구'라고 한 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또 무우수님의 '대중문학에서 무협의 위치를 한 단계 끌어올린 작가가 바로 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종종 마음에 걸리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대중성이라는 화두이다. 일단 위에서도 지적한 바처럼 이 대중성이 현재의 기형적인 무협시장구조 하에서 청소년층에게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라는 글귀도 떠올려 집니다.

이 부분에는 아마 전업작가 장경은 많은 갈등을 겪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거움이 가지는 필연적인 독자층의 한계와 그 무거움을 지독히 사랑하는 열혈 독자와의 경계선, 그리고 만족스런 절충안은?

해답은 이미 나온 것 같습니다.

2년을 기다린 "성라대연"에서 장경은 이전의 작품보다는 한결 밝은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연작의 형태를 띠고 있는 "황금인형"에서 그 시도는 무르익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과거의 무거움을 훌훌 털어 버린 것은 결코 아닙니다. 여전히 장경을 장경답게 하는 그 무엇이 글 전체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거기에 해학과 기지 그리고 유쾌함이 스며들어 "황금인형"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장경이 과거의 스타일로 회귀하기를 바라는 독자들도 여전히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과거 국문학의 가사, 가면극, 또는 판소리계 소설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해학과 풍류 그리고 익살스러움을 "황금인형"을 통해 다시 느끼면서 이런 글이야말로 진정 장경의 천성과 어울리는 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황금인형"

연재분량이 3권을 넘고 4권 째에 접어들었지만 권수를 느끼지 못할 만큼 빠르게 달려 왔습니다.

장경님의 전작 "성라대연"의 초반부가 무협독자들이 가지기 힘든 인내력과 지구력을 요구하는 장거리 경주였다면, "황금인형"은 스타트부터 숨 쉴 새 없이 내달리는 단거리 경주였습니다.

연왕의 출생 비밀이 담겨있는 황금인형을 놓고 주인공 성인학과 그의 유쾌한 사제들, 엄등과 연왕 그리고 현헌과 응천부의 고수들, 더해서 집정대사도가 이끄는 마교의 가공할 고수들. 이들이 난마로 얽히면서 전개되는 복잡한 구성은 '역시 장경이군!' 하는 감탄사를 절로 연발하게 합니다.

진중한 성인학, 익살스런 산, 수돌이, 새침데기 해원.

개성넘치는 고려 비문의 사형제들이 구주무림에서 벌이는 일대 사건.

필독을 권합니다.

P.S.

끝으로 아래글은 황금인형 초반부에 나오는 정지상의 송인(送人) 입니다.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비 개인 긴 둑에 풀빛이 진한데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남포에서 그대를 보내니 노랫가락 구슬퍼라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        대동강 물은 어느 때나 마를 것인가?

別淚年年添綠波(별루년년첨록파)        해마다 이별의 눈물만 푸른 물결에 더하거니.

장경은 곧 출간 될 "황금인형"의 서문에서 "우리무대", "우리무협"이라는 심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서문을 읽으면서 가슴이 떨려 왔습니다.

장경이 앞으로 보여줄 무협을 생각하니 격정이 치밀어 오릅니다.

참고로 "황금인형"의 1, 2권은 조만간 출간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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