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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적 유성탄.
88골드·2003.08.26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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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정기를 읽어보신 분들은 처음에 좀 오락가락 하실것이리라.

이것이 무협인가? 아님 무협의 틀을 빌려쓴 대중소설인가?

나에겐 비적 유성탄도 그렇게 다가왔다.

작가 좌백은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그간 집필을 하면서 나름대로 글쓰는 스타일에 대해

많은 실험을 해왔고.

그 산고의 과정에서 더 이상의 실험이 필요 없을 정도로 거의 완성된 틀을 잡으신것 같다.

그 결과물이 최근작인 천마군림과 비적유성탄이다.

아! 물론 이것은 작품의 완성도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글의 스타일에 대한 경우의 얘기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천마군림은 기존의 무협을 계승 발전시키는 성격의 작품으로..작가 개인적으로도 메이져군에 올려놓을 공산이 큰 작품인 것같다.

아마 좌백이 집필을 멈추지 않는한 이런 스타일의 글은 다른 스타일의 글쓰기는 멈출 망정 계속해서 써나갈 것 같다.

비적 유성탄같은 경우는 기존무협에 대한 태생적인 한계를 깨기위해 작가가 완전히

새롭게 쓰는 스타일의 글이라고 느꼈다.

(김용이 말년에 녹정기를 집필함으로써 자신의 틀을 깬 경우와 유사하다고 본다.)

아니.. 무협과 (무협이 아닌 일반) 대중소설의 경계에 있는 작품이라고 말하는게 더 정확할 것 같다.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2가지가 있다.

아직 1권만 읽어서 섯불리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우선, 비적 유성탄에서는 무술이 그리 중요한 비중으로 나오지 않는다.

무공에 대한 간략한 설명도 없을 뿐더러. 그렇다고 초식명이 잘 나오는 것도 아니다.

초식명을 생략한채 사실적인 몸의 움직임, 사람들을 때려눕히는 과정만 묘사한다.

돌팔매질로 고수를 죽이는 부분에선 더더욱 그리 느꼈다.

주인공이 천하제일인의 제자라는 걸 암시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어떤 사연으로 감추는 걸로 봐서는 후반부에 나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보다는 캐릭터간의 성격부여와 각각의 이벤트가 연결되는 고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봐야할 작품이다.

두번째. 이 작품은 강호를 무대로 하긴 하지만, 방파와 세가에 국한된 강호보다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의 진정한 강호, 사람이 살아가는 풍진세상 모두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임준욱님의 건곤불이기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흑도쪽 방파의 떨거지들을 보면 더욱 확연히 알수 있는데.

무술을 할 줄아는 인간들은 매우 극소수고..대부분의 인물들은 돗대기 시장바닥에서 자기 일에 종사하면서.. 가끔씩 조직의 불법적인 일에 동참을 하여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사람들이다.

양조장, 비단장수, 주루연합, 상인연합 등등이 흑도방파이고

가게의 점소이나 점원들이 그 구성원들이다.

비약이 좀 심하다면 심할수도 있겠지만..

내가 비적 유성탄이 어느정도 기존의 무협틀을 깬 대중소설에 근접한 작품이라고 보는

이유는 저 둘이다.

(물론 여기서  틀을 깼다함은 대도오나 태극문처럼 구무협의 관습적인 룰 을 깼다는게 아니라

무협과 비무협 대중소설간의 기법을 허물었다는 것이다.)

예전에 이메진에 좌백님이 연재하신 구룡쟁패가 비적 유성탄과 비슷한 류이지만,

그건 뭐랄까? 무협이라기보단 잘 짜여진 대중소설(칼의 노래같은) 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반해 비적유성탄은 무술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강호의 개념이 좀더 폭 넓긴해도 확실한 무협소설이다.

하지만 무협소설이 아닌 대중소설의 관점을 가지고 봐도 재미있는 그런 소설이기도 하다.

p.s

콜랙션 목록에 올려놓고 있긴 하지만.. 급한 마음에 만화방에서 봤는데.

숨죽이고 흐느끼듯 웃다가 주인 아줌마한테 미친 놈 취급 당했다.

좌백의 가공할 개그구사가 이 작품에 드러난다.

God damn..과 Mother Fucker라,,,,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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