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곤불이기란 남편과 아내는 둘이 아니다.....라는 부부일심동체와 같은 뜻을 가진 문장이다.
솔직히 나는 이 제목과 스토리의 연관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다 읽고 난 후에 떨치지 못했다.
정말 거짓말 보태지 않고 1~3권까지 반나한과 공손세가 그리고 다른 영향력있는 단체가 이룩해 놓은 상황설정을 이야기로 바꿔 꾸민 스토리와 주인공인 반통미의 시련과 성장이야기로서 여주인공인 사염홍과의 염분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물론 간단한 복선이야 수두룩하게 나온다지만 부부일심동체를 느낄 새는 없었다. 아! 혹시 반통미의 아버지 어머니의 건곤불이기였다면 나는 할 말 없다. 확실히 그들은 부부일심동체의 표본이었으니...)
그런 상황이 4권 중반까지 가서야 이제 대망의 결혼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그 때부터가 재미의 최정점을 달릴 때다.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은 그리 없을 거라 생각한다. (있다면 얼마든지 태클 거시지요.)
하지만 건곤불이기는 앞서말한 연결이 조금 미흡하다는 아주 조금의 흡집으로 보지 않는 다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짓이다.
1권 초반의 반나한의 이야기에서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나
임준욱님의 특기인 주인공의 성장 그리기는 마치 한 편의 인생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들어주었다.
반통미는 아버지를 사랑하고 어머니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들이 만드는 음식을 사랑하고 그 음식을 파는 선안객잔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는 비뚤어지기 시작한다. 무림인에게 핍박받으며 자존심을 꺾기는 아버지가 그 이유였다.
아버지는 통미를 사랑한다. 너무너무 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그는 자식이 잘 되기 바란다. 하지만 타고난 성격 탓에(내성적이다 라고 말할 정도로 말수가 적은)그런 것을 잘 이야기 할 줄 모른다. 하고는 싶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역효과가 무섭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나는 한 번의 '아버지'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아들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 얼마나 멋진가?
그에 통미는 아버지가 좀 더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살아가길 원한다. 현재 아들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는 모든 남자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물론 여자들 또한 마찬가지 일 것으로 사료된다. (여심은 모른다네~)그런 생각이 행동으로 반출되어 '비행청소년의 도'를 걷는다.
여기서 어머니는...그리 활약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큰 활약이 있었다. 단지 부각이 되지 않을 뿐. 중개인의 역활이 바로 그것이다.
깡패...아니 흑도 후기지수...라고 불리기에는 조금 아쉬운 두 명의 난봉꾼이 반통미를 죽이려 할 때 아버지의 행동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요리하는 팔이 꺾이어도 아들은 지키겠다는 의지! 눈물 날 뻔 했다. (흘리는 것이 개인적으로 원하는 것이지만 요즘 감성이 매말랐는지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울어야 건강에 좋다구요.)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게 친구의 우정이다.
이름을 까먹었으나...(모여랑이었던가?)여하튼 그 모씨가 다리를 잘렸을 때 통미에게 하는 말도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할 만 하지는 않았지만 이게 바로 우정이구나 라고 무의식적으로 한 마디 할 정도였다.
채철산이라는 친구 또한 모든 부귀영화(하지만 작가 설정상 곧 망할)를 다 버리고 반통미를 돕는다.
너무 과장된 우정이 아닐까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지만 소설이 다 그런 거니 감동만 받고 물러가겠다.
4권정도로 넘어가서.
사염홍은 시원시원한 여자인 동시에 당찬 여자다. 그리고 순수한 여인이다.
자신의 아버지의 사업이 얼마나 더러운 지도 모르고 자란 여인.(여기서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신이 더럽다고 해도 딸에게는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은 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그 더러움을 쉽게 인정한 넓은 마음의 소유자였다.
자신의 잘못을 쉽게 인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동시에 자신의 아버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슬픔을 가져다 주는 일이었던가? 모든 사람은 이기적이다. 그런 이기적인 사람들의 반대편에 어중간하게 서 있는 게 바로 사염홍이었다. 반통미는 불행이도 완전히 이기적...인 사람에 속한다. (어중간하게 라는 말을 넣는 것은 그녀는 성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녀는 인간이다.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져야할 이기심이 없다는 것은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했다는 말과 같으므로.)
이를 보면 세상사람들이 꼭 가져야할 태도를 보는 것 같아 심히 마음이 부끄럽다.
대망의 반통미의 결혼... 여기서 나는 재미로서 소설을 읽은 것 같다. 굳이 말하자면 단란한 가족생활이랄까? 그런 평화로운 분위기가 요즘 판치는 대단위 전쟁무협에 길들여져있는 나의 가슴을 사로잡았다. 호전적에서 낙천적인 생활. 아름다운 것이다.
5권으로 넘어가면 건곤불이기도 무협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다시 느낄 수 있다.
4개의 단체가 맡붙는다. 그와중에 반통미의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가 사염홍의 뱃속에서 죽는다.
여기서 말하는 건곤불이기가 복수는 남편과 아내가 함께... 라는 어이없는 명제가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너무 전형적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복수이야기니 감동할 래야 할 생각이 없다. 물론 감동은 했다. 다만 글로써 표현하는 것이 곤욕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휴~
5권은 인간의 탐욕, 인간의 고독한 희생, 인간의 여러가지 삶, 은혜를 주제로 한 것 같다.
황제지검이었던가? 그것을 노리는 장면에서 인간의 탐욕을 느꼈다.
공손가와 무슨 도법으로 이름날린 세가가 붙어야 할 위기에 처했을 때 먼저 나서서 자결하는 곳에서 희생아닌 희생을 느꼈다.
상계의 중요인사를 지키는 절정의 고수가 반통미에게 호승심을 느껴 위험한 순간에도 비무를 요청하는 부분에서는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은혜, 과거 공손가의 가주가 선안객잔에 베풀었던 호의하나.(솔직히 여기서 서비스정신이 투철해야 은혜를 입을 수도 있다는 세속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휴~)그것이 반통미의 분노를 늦추는 하나의 끈이 되었다.
무협이란 울타리 안에서 이러한 가정적인 소설이 나왔다는 것은 무림의 홍복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건곤불이기에서 부부간의 관계보다 부자간 부녀간의 관계에 더욱 뜻깊은 관심을 가졌다.
가슴이 훈훈해지는 작가 임준욱의 건곤불이기... 따뜻한 가정이야기를 느끼고 싶다면...읽어보는 것이 좋다.
오늘도 횡설수설.. 수정할 생각은 없소이다~ 저는 게으른 바람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