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라운지

라운지 감상/비평
또다시 학사검전
이길조·2003.11.25 17:59
1,522
7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추천했는데 저 역시 추천하게 되는 군요.

처음 글쓰는 동아리에 들어가면 새내기가 써온 시 중 십중팔구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저산에 핀 꽃... 그럼 선배가 새내기에게 물어 봅니다. 무슨 꽃인데? 그럼 새내기는 우물쭈물하며 그냥 이름은 모르는데... 그럼 선배는 질책합니다. 이름모를 산에 이름모를 꽃... 넌 글쓰는 자세가 안되있다. 글은 머리로 쓰는게 아니라 발로 쓰는 것이다. 그 꽃을 쓰고 싶었으면 최소한 그 꽃의 이름 정도는 알아볼 노력을 해야하는거 아니냐.

  학사검전을 읽다보니 이 작품의 장점은 단지 서생이 무림인이 된다는 독특한 착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여러가지 조사를 통해(유림에 대해서, 자금성에 대해서, 서생에 대해서) 그 소재를 생동감있게 잘 살린데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래 서생이 무림과 이어진다면 이런식이 되겠구나 하고 절로 수긍이 갔습니다.

  공부없이 머리로만, 상상력으로만, 발상으로만 작품을 쓰는 것이 신인 작가들의 많은 단점의 하나라면 또하나는 거꾸로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듯이 여기 저기서 긁어 모은 중국사, 풍속, 지리에 대해 사전식으로 마구 열거하는 것도 문제인데 이 학사검전은 그러한 것도 없이 정말 적절하게 사전 조사 자료를 작품으로 잘 버무려 낸듯 합니다.

  재밌습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