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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윤님, <천도비화수> 1....2권을 읽고
은검·2003.12.0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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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윤님의 글은 노는칼님의 추천에 혹해 <열하일기>로 먼저 만났습니다.  유쾌하고 멋진 글입니다.  안 보신분들은 읽어보세요.^^

<천도비화수>는 오랜시간 연재란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저의 손가락과 게으름 사이로 빠져나가곤 해서 책으로만 대면하게 되었죠.

감상글을 쓰게 될 줄 알았더라면 더 자세히 읽어둘 것을...ㅜ.ㅜ

사실 1권을 읽고 나선 계속 읽을 마음이 그다지 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읽은 책이 파본이어서(중간엔 5페이지가 몽땅 없기도) 집중이 잘 안되어서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는 뭔가 껄끄러우면서 자꾸만 글에서 튕겨져 나오게 되더군요. 순전히 저만 그럴지도 ...;;

이유를 굳이 생각하자면, 소설을 특징지우는 요소들이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고나 할까요.

인물형성, 질박한 사투리와 흐드러지는 듯한 문장, 사건의 투박한 전개,  무거운 듯 탁한 분위기 등 매우 개성이 강한데... 전체의 조화를 생각지 않은 강한 향신료들 탓에 머리와 몸이 아득해지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아니 향신료의 문제라기보단 중화제(?)의 문제라는 편이 더 정확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각 재료의 독특한 향과 더불어 완성된 음식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그 무엇...

재료가 서로 잘 어울리면서, 적절하게 미각을 이완시키거나 강한 맛에 감각이 마비되지 않게 해주는 그런 것...  

암튼 그런 탓에 망설이며 집어든 2권은...

왠일인지 처음부터 안정감과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글에 자연스레 몰입이 되더군요. @_@

1권에서 얼핏 보여지던 얘기가 몇 갈래로 정리되면서 확실한 줄기들이 그려지고, 글 시작부분과 책의 뒷면에도 씌여있는 '작가의 말'이 비로소 이해가 되었답니다.;;  

"고통은 그저 고통입니다. 기쁨으로 상쇄되지 않습니다. 덮어지고 가라앉아서 가시가 되어 찌릅니다..."

(생각만해도 아픕니다. ㅠ.ㅠ  앞부분에서 소우와 등로가 나무에 글씨를 새기며 나눈 모든 대화를 다 용서해 줄 정도랍니다. 쿨럭;;)

게다가 전권에서 서로 너무 유리되어 있어 드러나지 못했던 개성과 장점들이, 위화감없이 글의 호흡을 따라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특히 격투씬의 독특한 묘사에선 그야말로 <천도비화수>만의 색깔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적을 맞아 싸우면서 소우에게 天刀에 이르는 길을 전하는 그 장면... 정황상 과하게 멋부릴법도 한데...작가님의 미문은 오히려 화려한 치장을 거부한채 담담하고 투박하게 ... 그러면서도 절박하고 우아한 자태를 잃지 않습니다.  

무협에 또 새로운 스타일리스트가 등장한 건지도...^^

글의 이미지나 스타일의 매력 뿐 아니라 이야기의 흥미도 물론입니다.  

성장해나가는 등장인물들, 그들이 얘기하는 삶(혹은 운명, 바램),  복수와 천도의 완성(飛花는 잠은류를 말하는 걸까요?),  얽힌 이해관계와 그걸 넘어서는 더 신비한 무엇...  기대됩니다.

흠... 간혹 피비린내가 진동하기도 하니 어린이나 임산부, 노약자는 주의하시길...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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