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칭 생략합니다.)
통신연재를 통한 데뷔작 중 허성환의 '빙혼'은 연재초기부터 꽤 괜찮다고 평가한, 그리고 나의 취향에 맞는 작품이라고 생각되어 많이 기대한 작품이었다.
정통무협적 분위기 속에서 '빙공'이라는 지금까지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무공에 대한, 꽤 진지하고 치밀한 설정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주인공의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도 괜찮았다.
내가 가진 여러가지 취향 중 하나의 취향이 '정통무협적 설정 속에서의 신선함'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었다.
여기에 '동?'라는 새로운 무당제일검에 대한 이야기는 이재일의 뒤를 잇는 조연을 살리는 작가의 등장을 알리는 것이 아닐까하는 기대감마저 갖게 하였다.
출판된다는 이야기가 있고 난 뒤, 기다렸지만 금방 책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열심히 기다렸다. 꽤 오랜 시간 뒤에 나온 3권의 내용은 완전히 다른 작품을 보는 듯했다. 앞의 1, 2권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의 내용이었다. 1, 2권의 내용이 주인공의 성장내용이 주내용이었고, 성장이 끝난만큼 3권부터는 본격적인 주인공의 활약, 이야기의 전개가 되리라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연애'이야기에 초점을 맞출지는 정말 예상치 못하였다. 그리고 1,2권과는 달리 개성있는 조연들에 대한 내용도 없고, 이야기의 진행이 너무 빨랐다.
하지만 그래도 3권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고, 용서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 한 권 정도 사랑이야기를 다룰 수도 있고, 사랑이야기인 만큼 두 사람에게만 시선을 맞출 수도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사랑이야기가 끝나면 앞으로 본격적인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지겠지하며 다음 권을 기다렸다.
4권이 나왔다. 그런데 당혹스러운 것은 4권이 완결이라는 것이다. 1-3권의 흐름을 볼 때 절대로 4권이 완결이 될 수가 없는데, 완결이라니..... 문득 산동악가가 떠올랐다. 불안했다. ㅡ.ㅡ;;
역시나였다.
앞에서 많은 분량을 할애해서 등장했던 인물들 특히 '새로운 무당제일검', 천씨 집안 딸래미, 환마 등등은 보이지도 않았고, 주인공이 무공 좀 강해져서 활약하여 세력싸움에 이겼다는 식으로 내용을 간단히, 그리고 서둘러 끝내고 말았다. 이 외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있지만, 서둘러 이야기를 끝냈다는 것이 너무나 명확해서, 작가도 자각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왜 이렇게 서둘러 끝낸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나중에 여유 혹은 기회가 생기면 작품을 제대로 마무리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