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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감상/비평
학사검전... 과 뒤따르는 아쉬움.
탈퇴한 회원·2003.12.09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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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정말로 아주 많은 분들이 "무협은 재밌기만 하면 되는게 아니냐"는 말을 하는 와중에 이런 얘기 해봤자 넋두리밖에 안되겠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무협을 접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서요.

아! 먼저 학사검전 얘기를 해야겠군요. 오랜만에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무술을 배우는 확실한 이유와 주인공의 초지일관하면서도 조금은 유약한 듯한 성격이 꽤 개성적이다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몇 장면 나오지는 않지만 존재감은 확실한 몇몇 조연들도 꽤 괜찮더군요. 그들과 주인공간의 가늘고 긴 관계도 너무 인위적이지 않고 현실감이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또, 고수가 되었으면서도 목검이 없으면 산적들에게 얻어맞는 주인공을 보곤 기존의 먼치킨류와는 좀 다르구나라는 기대감이 생기더군요.

하지만 너무 아쉽습니다.

2권 끝무렵을 보니, 임무라는 것도 없어진 상황에서 종횡무진, 좌충우돌할 요즘 많은 소설들에서 그려지고 있는 주인공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주인공이 연상되더군요. 뭐 아닐 가능성도 있겠지만 지금의 우연한 빙궁 사람들과의 만남과 용봉지회의 참석은... 다른 가능성을 거의 남겨두지 않더군요. 아마도 계속적인 우연한 만남 후에 우연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실력발휘를 해 무림의 중심인물로 주인공이 우뚝 설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상을 너무 비관적으로 하는군요. 혹시라도 아니라면 작가분에게 죄송해서 어쩌죠. ㅡㅡ;;)

하지만 정작 아쉬운 것은 다른 것입니다.

맨 위에 써논대로 스토리 전개에 관심이 많은 다수의 독자분들에게는 씨알도 안 먹힐 소리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요즘의 무협들의 대부분엔 분위기라는게 없더군요. 독특한 작가의 향기는 말할 것도 없고 소설의 전개에서 역할을 하는건 오직 개성적인(?) 캐릭터와 기발한 스토리뿐이죠.  

미안하지만 학사검전도 별다르게 보이진 않더군요. 아니 조금 그런 기미가 엿보였을지도 모르지만 너무 약해서 오히려 저에게 이런 글을 적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너그러운 독자분들께서는 '신인이기 때문이다', '여건이 안좋아서'라고 말씀들 하시지만 저에겐 이제 그런걸 봐줄만한 여유도 없네요. 요즘 무협소설을 보고 나면 허무함만 남을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신인이라 완숙한 글쓰기를 보이진 못한다고 해도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분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이런 글이 좀 팔리니 기존의 작가분들마저 이런 글쓰기를 하려는 기운이 물씬 풍기더군요.

그러고보니 패스트푸드랑 참 비슷하네요. 요즘의 무협소설의 대다수는 ㅡㅡ 패스트푸드같은 한국무협이라... 좀 아이러니칼한 표현이네요. ^^;

아직 무협을 접을정도는 아니지만, 한동안은 제가 좋아하는 소수 작가분들의 신작만 읽어야겠네요. 여태까진 신간이라면 못해도 두권은 읽었지만요.

제발 좋은 글을 쓰는 분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이야기꾼의 재능이 글쓰기로도 이어졌으면 좋겠구요.

아! 그래도 학사검전은 요즘 무협 중에선 재밌었어요 ^^; 이제와서 이런 칭찬을 해봤자 소용없을까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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