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와상(銅瓦廂) 제방은 멀리서 보면 아직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갈수록, 버틴다는 말이 얼마나 허약한지 드러났다.
수안고륜이 말을 멈춘 곳에서부터 제방의 흙은 이미 색이 달랐다.
마른 흙이 아니라, 물을 머금은 흙.
겉은 단단해 보였으나 발을 옮길 때마다 미세하게 꺼졌다.
“여기서부터다.”
능십팔이 낮게 말했다.
그는 제방 위에 올라서지 않았다.
올라서는 순간, 땅이 사람을 시험할 것을 알고 있었다.
철교삼은 아무 말 없이 제방의 사면을 살폈다.
흙 사이로 드러난 나무 말뚝들.
이미 썩어가고 있었고,
곳곳에서 임시로 덧댄 흔적이 보였다.
사람의 손으로 시간을 벌어온 흔적이었다.
“속이 비었습니다.”
능십팔이 발끝으로 흙을 걷어냈다.
그 아래에서 물이 스며 나왔다.
보이지 않아야 할 것이 이미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수안고륜은 강 쪽을 바라보았다.
강물은 잔잔했다.
그러나 그 잔잔함이 오히려 불길했다.
속도를 잃은 물은 항상 쌓인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나요.”
그의 질문은 희망이 아니었다.
기한을 묻는 말이었다.
능십팔은 고개를 저었다.
“날짜를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이미 무너지고 있습니다.
아직 쓰러지지 않았을 뿐입니다.”
[대도무문] 황하범람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