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은 매일 같은 얼굴로 흘렀다.
물이 죄를 짓는 법은 없다는 듯,
햇빛을 받아 반짝였고,
아이들이 손을 담그면 차갑게 웃었다.
그러나 그 강을 따라 이어진 난민촌에서는
매일 다른 방식의 죽음이 늘어갔다.
처음에는 설사였다.
그다음은 구토였다.
그 다음에는, 아무 말 없이 쓰러지는 사람들이었다.
난민촌에는 불이 없었다. 나무가 없는 것이 아니라,
불을 피울 힘이 없었다. 사람들은 솥을 들지 못했고,
솥을 들어도 물을 끓일 시간만큼 버틸 수 없었다.
아이들은 물을 마시고 울었고,
울다 지쳤고, 지친 채 잠들었다.
어른들은 그걸 곽란(霍亂)이라고 불렀다.
이름을 붙이는 순간, 죽음은 이해 가능한 것이 된다.
“강에서 온 병이다.”
“역병이야.”
“이번엔 피할 수 없다.”
말은 그렇게 흘렀다.
말은 사람을 살리지 못했지만, 공포를 정리해주었다.
[대도무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