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온갖 약들의 창고 요요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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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기술과 물질을 개발하고 특허를 따내고 세상에 없던 특효약을 만들어 내는 [시장 창조의 과정]을 이뤄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외국 제약회사들은 생산과 유통을 위한 세계적인 거대 시스템을 확보하고 있었다. 신약을 최초 디자인하고 성분을 개발하는 부분을 포함해, 복잡한 여러 단계의 임상을 거치고 허가를 내는 체인이었다.
거기다 각종 특허권과 상표권 그리고 독점유통 체계를 구축하는 부분까지도 전부 통합해 냈다. 마지막으로 국제변호인단을 통해 이 거대 시스템을 견고하게 지키고 있었다.
중국 제약회사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뚫고 들어갈 틈이 없는 분야로만 보였다.
중국 정부가 막대한 예산으로 대학과 연구소 그리고 중국 제약회사들을 지원하기도 했다. 특히 항암 전문의약품 개발에서 중국 정부가 전통 약재들을 활용해 신약 특허 물질을 만들어 내고 상품화하려는 노력을 수년간 했었다.
하지만 모든 지원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부 헛수고로 끝나고 말았다.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기관장은 중국 정부인 국무원 산하 장관급 기관장 중에서 보장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가장 빨리 쫓겨나는 곳으로 악명이 높았다.
막대한 개발비를 예산으로 받아다가 결과 없이 허공으로 사라진 책임을 물어 보건의료 기관장은 매년 해임됐다.
공식 예산 외에 중국 정부가 지출계정에 잡히지 않는 [백당(白糖, 흰설탕)]이라는 은어의 비공식 예산을 가장 많이 끌어다가 지원해준 국책 프로젝트가 [중약흥국공정(中药興國工程)]이었다.
이 프로젝트의 주무 부처였던 보건의료부의 부장(장관급)은 날아온 물컵과 재떨이를 머리에 맞고 회의장 밖으로 쫓겨난 적이 여러 번이었다.
국무원의 비공개 정례 보고대회에서 보건의료부 부장에 대한 수뇌부의 질타가 가장 많이 이어졌다.
중약중흥공정의 실패를 비판하면서 가장 흔히 거론하는 말이 [우리는 인공위성도 쏘아 올리고---]로 시작하는 중국 과학기술의 업적에 관한 과시성 멘트였다.
하지만 이건 중국 수뇌부의 속 타는 마음을 반증하는 신경질 같은 멘트일 뿐이었다. 책임자 교체와 새로운 방안 제시 등의 쇄신에도 불구하고 중약중흥공정의 성과는 나아지는 게 없었고 보건의료부 부장의 해임 숫자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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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사람에게 꼭 필요한 약들의 수요는 줄어들 수 없고, 가격이 비싸면 수요자들은 대안을 찾아 나서기 마련이었다.
그런 수요가 있는 곳에는 거기에 맞는 적당한 공급도 새로 생겨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결국 중국 정부의 정책과는 상관없이 당사자들이 스스로 방법을 찾고 만들기 시작했다.
상하이의 시외버스터미널 근처 한 지하창고가 버려진 채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