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중앙의 거대한 시체 더미로부터, 아무런 죄 없는 억울한 마을 사람들의 붉은 불똥이 검게 물든 밤하늘을 장식하고 있었다.
이름 없는 소녀는 처음으로 타들어 가는 시체 냄새를 맡았고, 옆의 소년 헨릭은 그 냄새가 그렇게나 달콤한지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고기 냄새다.
역겨움이 몰려온다.
태양제 솔가리온을 위한다면. 이단을 박멸해야 한다면. 무자비하게 모든 것을 학살하는, 광신도적인 성기사들의 만행이었다.
크기가 3미터가 넘고, 50센티 두께의 태양철을 전신에 두른 거목 같은 그들의 발자국에는 무고한 자들의 핏물이 고였다. 아마 이 시체 더미는 빙산의 일각일 게 틀림없었다.
죽은 자들의 기억을 들은 이름 없는 여성은, 이 패도적인 세상에서 가짜 사제로 성장한다.
이단이라 불려도 무방한 그녀가, 가짜 사제였던 그녀가, 진짜로 망자들을 위해 손을 모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