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주문하신 회오리감자, 4천원(天圓)입니다."
“한결선인… 오늘은 선기가 조금 모자라니 외상은 안 되겠소?”
외상이라는 말에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 같던 한결의 영업용 미소가 0.1초 만에 사라졌다.
"외상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이 감자가 그냥 감자인 줄 알아요? 농사조차 불가능한 선계에서 내가 직접 키운 귀한 감자인데 거저 먹으려고 하시네!”
망해버린 선계.
꽃은 시들지 않지만 향기를 잃었고, 열매는 탐스럽지만 맛과 영양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 죽어버린 세계에, 지구인 강한결이 떨어졌다.
그리고 한결이 심은 2,000원짜리 복숭아 씨앗 하나가 정지된 선계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기 시작한다.
신선들은 등선 후 처음으로 배고픔을 느끼고, 잊고 있던 맛과 향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복원의 굴레]에 갇혀 영원히 반복되던 선계.
그곳에서 유일한 농부가 된 한 남자의 조용하고도 시끌벅적한 생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