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에서 15년을 버텼다. 야근은 당연했고, 주말은 없었고, 공로는 늘 위에서 가져갔다.
그리고 어느 월요일 아침. 인사팀장이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강 차장님, 위에서 결정된 사항입니다."
그 순간 뭔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분노가 아니었다. 더 조용하고, 더 차가운 무언가.
강재혁의 눈에 세상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저 인사팀장의 심장이 쿵쿵 뛰는 게 느껴졌다. 옆에 선 부장의 눈빛에서 안도감이 흘러나오는 게 보였다.
아. 이 새끼가 짰구나.
강호는 없어진 게 아니었다. 양복을 입고, 회의실에 앉아, 법인 도장을 찍고 있었을 뿐이다.
그 강호에서 그가 선택한 건 복수가 아니었다. 자기처럼 억울하게 무너진 것들을 살리는 것.
무너뜨리는 협객은 많다.
세우는 협객은 , 그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