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나를 잊었다.
사진에서 내가 사라졌다.
사람들은 나와 부딪혀도 몇 초 뒤 나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리고 휴대폰에 떠오른 숫자.
[삭제 진행률 97%]
나는 죽는 게 아니었다.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다.
살고 싶어서, 죽은 아버지가 남긴 노트를 펼쳤다.
그런데 노트가 보여 준 진실은 더 끔찍했다.
누군가 나를 지운 게 아니었다.
내 죽음을 지웠다.
나는 원래 살아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나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기록을 걸었다.
“밥은 굶지 마라.”
아버지가 남긴 그 평범한 말 한마디가, 세상에서 지워져 가던 나를 끝까지 붙잡고 있었다.
모든 기록이 나를 지웠다
이름을 빼앗긴 사람의 기록 생존기.
세상이 너를 잊어도, 너는 너를 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