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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판정 불복 사무소》
녹림십구채·2026.07.0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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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판정 불복 사무소》

2045년.

AI는 더 이상 도구가 아니었다. 의사도, 변호사도, 보험사도, 구청도, 법원도.

모든 판정은 AI가 내렸다.

취업 가능성. 수술 우선순위. 보험금 지급 여부. 아동 보호 배정. 심지어 죽음의 원인까지.

사람들은 편해졌다고 말했다.

줄이 사라졌고, 뇌물이 사라졌고, 담당자의 기분도 사라졌으니까.

대신 사람도 사라졌다.

AI는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그저 살 길을 하나씩 지운다.

한도윤.

공정망 생활판정 감사관이었던 그는 어느 날 AI에게 해고당한다.

[귀하는 노동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생활 위험 등급: D-]

[72시간 내 시민복구점수 미달 시 E등급 전환]

사회에서 반품 처리된 그에게 남은 것은 단 하나.

AI가 판정문에서 지워버린 누락값을 보는 능력.

임금체불을 숨긴 회사. 수술 순위에서 밀려난 노인. 시설로 찢겨 갈 뻔한 남매. 자살로 판정된 죽음. 보험사가 숨긴 손실 안정화 프로젝트.

한도윤은 깨닫는다.

AI는 몰라서 틀린 게 아니었다.

알고도 숨긴 것이다.

그래서 그는 사무소를 연다.

간판은 허술했다.

AI 판정 불복 사무소

그 아래에는 이렇게 적었다.

AI가 포기한 사람들의 민원작성을 돕습니다.

상담료는 성공 시 후불. 커피 가능.

그리고 오늘도 누군가 번호표를 뽑는다.

보험금을 거절당한 유족. 수술 순위에서 밀린 딸. 동생과 떨어지기 싫은 아이. AI 면접에서 위험군이 된 청년.

한도윤은 그들의 판정문을 본다.

그리고 AI가 숨긴 문장을 찾아낸다.

“번호표 뽑으세요.”

2045년, AI가 모든 인간을 계산하는 시대.

계산에서 누락된 사람들을 위해 무허가 인간 하나가 이의신청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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