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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잊은 멸망, 나와 미호만 기억한다.
황도현·2026.07.10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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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엘은 그날 밤, 한 번 죽었다.


성소는 무너졌고, 광장은 갈라졌으며, 사람들은 허공에 매달린 채 자기 이름조차 잊어 갔다.

그러나 새벽이 오자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무너졌던 종탑은 멀쩡했다.

죽어 가던 아이는 웃었고, 검은 비에 썩어 가던 나무 여우 인형은 새것처럼 흔들렸다.

모두가 잊었다. 단 두 존재만 빼고.

이세계에 떨어진 인간, 도현. 아홉 꼬리를 지닌 신수, 미호.

모두가 잊은 첫 번째 멸망

문 너머에서 도현의 이름을 부르는 무언가.

그리고 미호.

도현을 지키는 듯 곁에 선 그 여우는, 도현이 문이 되는 순간 그를 죽이기 위해 곁에 있었던 존재였다.

이름을 잃으면, 존재도 사라진다.

그리고 그 밤, 라엘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도현의 이름을 불렀다.


"도현."


《라엘의 밤》 제1화 — 모두가 잊은 첫 번째 멸망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라엘은 매일 밤 죽는다.
황도현
총 5화 조회 93 2026.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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