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한국 반도체는 대만에 전부를 내줬다.
AI 시대의 부(富)는 바다 건너로 흘렀고, 공장은 멈췄다.
강도현은 안다. 그 몰락의 지도를 그린 게 자신이라는 걸.
삼승전자 15년 차 엔지니어였던 그는 대만 TMC의 스카우트에
회사가 십 년간 쌓은 공정의 지도를 통째로 넘겼다.
그리고 쓸모가 다하자 버려졌다.
술로 삭던 몸이 멈춘 날 — 눈을 뜨니 2008년, 입사 첫날이다.
리먼 사태 직전. D램 치킨게임의 한복판.
모두가 반도체에서 발을 빼려는 바로 그 자리에서,
그는 정반대로 간다.
"전세 뺀 것까지 전부 넣을 거다. 태울 거야, 전부."
회사에는 18년치 기술 로드맵을,
계좌에는 전 재산을,
대만에는 — 이자까지 쳐서 돌려줄 빚을.
무시하던 임원들이 그의 이름을 묻기 시작한다.
훔치러 들어온 스파이는 가짜 도면을 물고 돌아간다.
그리고 그가 아는 미래의 끝, 2026년 그 너머에서
아무도 모르는 판이 기다리고 있다.
고구마 없이 갑니다. 매 화, 눈앞에서 터뜨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