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엘은 그날 밤 한 번 죽었다.
하늘에는 붉은 문이 열리고, 마을 사람들은 살아 있는 채 자기 이름부터 잊어 갔다.
하지만 아침이 오자 무너졌던 성소도, 죽었던 사람들도 모두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날의 멸망을 기억하는 것은 이세계인 도현과 백월의 구미호 미호뿐이다.
검이나 마법 대신, 눈앞에서 벌어진 순서를 기록하는 도현. 그가 남긴 종이는 하늘보다 먼저 붉게 물들고, 문은 라엘 사람들의 목소리를 빌려 그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도현을 구한 뒤 줄곧 곁을 지켜 온 미호에게도 숨겨진 목적이 있었다.
사라지는 이름을 붙잡기 위한 기록. 모두가 잊은 첫 번째 멸망의 밤.
《라엘의 밤》 제1화~제3화 재구성본이 공개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