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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목사의 신앙과 복수, 그 사이의 갈등을 담은 소설 입니다.
HwiGwang·2026.08.1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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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리 세차게 내리는 비는 아니었다.

그저

가만히

오래도록 내리고 있었다.


어둠 속에 잠긴 어느 교회.

사람의 인기척은 없었다.

예배당 안을 밝히는 불빛도 없었다.

다만

제단 앞에 놓인 촛불 하나가

작은 불꽃을 흔들며

주위를 애써 밝히고 있을 뿐이었다.


그 앞에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고개를 숙인 채,

두 손을 맞잡은 채,

기도하는 사람처럼.

하지만

그는 기도하고 있지 않았다.


얼마나 그렇게 앉아 있었을까.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촛불을 바라보았다.

한참을

말없이.

그러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제는…….”


목소리가 잠겼다.

한 번 침을 삼켰다.


“이제는 기도하지 않겠습니다.”


촛불이 흔들렸다.

남자는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낡은 사진 한 장.

사진 속에는 한 아이가 웃고 있었다.

아직 아무것도 잃지 않은 얼굴.

아직 죽음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얼굴.

남자는 사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작게 말했다.


“준호야…….”


그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목이 메어왔다.

매일같이 생각했던 이름이었다.

매일같이 불렀던 이름이었다.

하지만

입 밖으로 꺼내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남자는 사진을 뒤집었다.

뒷면에는 날짜가 적혀 있었다.

2019년 3월 17일.

그리고 그 아래

또 하나의 날짜.

2023년 5월 14일.

남자는 두 날짜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첫 번째 날짜

아들을 잃은 날.

두 번째 날짜

또 다른 아이가 죽은 날.

그리고

두 번 모두 같은 남자의 이름이 있었다.


한도윤.


남자의 손가락이 사진 가장자리를 세게 움켜쥐었다.


“아빠가…….”


말끝이 떨렸다.


“이번에는…….”


한참을 망설였다.

그리고.


“아빠가 할게.”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단 위에 놓인 성경을 집어 들었다.

오래된 성경이었다.


수없이 펼쳤던 책.

수없이 밑줄을 그었던 책.

수없이 사람들에게 읽어주었던 책.

그리고

수없이 자신을 위로했던 책.


남자는 성경을 펼쳤다.

눈에 들어온 한 구절.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


남자는 그 말씀을 오래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작게 웃었다.


“……하나님.”


잠시 침묵.


“당신은 참 오래도 기다리십니다.”


성경을 덮었다.

그는 촛불을 바라보았다.

이 촛불을

그는 예전에도 바라본 적이 있었다.

아들이 죽던 날에도,

장례를 치르던 날에도,

재판이 끝난 날에도,

그리고

또 다른 아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던 날에도.


그때마다 그는 기도했다.

아들의 평안을 위해,

아들의 눈물을 닦아달라고.

아들의 억울함을 어루만져달라고.

그리고

자신에게 분노하지 않을 힘을 달라고.

그렇게

수없이 기도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남자는 촛불 앞으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훅.'


불꽃이 사라졌다.

어둠이 예배당을 가득 채웠다.

남자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다

뒤돌아섰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교회를 빠져나갔다.


철컥.


문이 닫혔다.


그날 밤.


한 남자가 기도를 그만두었다.

일반소설, 드라마
어느때까지입니까.
HwiGwang
총 19화 조회 30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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