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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을 꿈꾸는 사내가 길을 잃으면 벌어지는 일
예준스·2026.08.3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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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소설의 주인공에게는 흔히 하나쯤의 특별한 재능이 있다.


『천재적인 무공.

비상한 두뇌.

뛰어난 외모.

타고난 운.』


그런데 이 사내는 다르다.


압도적으로 강하다.


그리고—


압도적으로 길을 못 찾는다.


---


청운문(靑雲門)의 무인, 무서한.


강호 사람들은 그를 독마(獨魔)라 부른다.


어느 편에도 얽매이지 않고 홀로 강호를 종횡하는 사내.


정파와 사파를 가리지 않고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으며, 그의 무력 앞에서는 이름난 고수조차 쉽게 고개를 들지 못한다.


왜 독마인가?


혼자서도 천하를 상대할 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혼자 돌아다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길을 못 찾으니까.


---


무서한의 꿈은 단 하나.


무신(武神)이 되는 것.


사람들은 비웃었다.


“길도 못 찾는 놈이 무슨 무신이냐?”


하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밤낮으로 무공을 수련했다.

주화입마를 겪으면서도 수련했다.

수십 장의 지도와 나침반을 들고 다니면서도 수련했다.


그렇게 강해졌다.


너무 강해졌다.


천하가 그를 독마라 부를 정도로.


문제는—


강해지는 동안에도 길치는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


그러던 어느 날.


무서한은 길을 잃었다.


평소처럼.


그런데 이번에는 하필이면 마교였다.


“에라 모르겠다~”


그렇게 마교의 물건을 하나 훔쳤다.


그리고—


마교가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성물.


마혈옥(魔血玉).


그것까지 들고 도망쳤다.


마교의 좌사와 수백의 정예가 뒤를 쫓았다.


사흘 밤낮.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볼일조차 제대로 보지 못한 끝에—


무서한은 마침내 막다른 곳에 도착했다.


만장애(萬丈崖).


앞에는 절벽.

뒤에는 마교의 추격대.


그리고 손에는 마혈옥.


좌사가 말했다.


“그 마혈옥을 내놓아라.”


무서한이 대답했다.


“싫다.”


“…대체 왜?”


“자네들이 너무 소중하게 여기니까.”


“…….”


“진짜로 이거 버릴까?”


“……계속 말하게.”


이상하게도 대화가 통하는 순간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좌사가 마혈옥 때문에 참고 있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결국—


무서한은 마혈옥을 입에 넣었다.


꿀꺽.


“…….”


“…….”


“생각보다 맛이 괜찮군.”


“이……! 이…!! 미친놈아, 그걸 왜 처먹어?!”


---


그날 무서한은 결국 죽었다.


하지만 끝은 아니었다.


마혈옥에 깃든 수많은 절대고수의 혼백.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노고수.


노고수는 무서한에게 마지막 기회를 건넸다.


"과거로 돌아가라."

"아직 모든 것을 잃기 전으로."

"아직 마혈옥을 삼키기 전으로."


'다시 한번 강호를 살아갈 수 있는 기회.'


무서한은 그 기회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눈을 떴다.


낯익은 침상.

낯익은 청운문.

낯익은 나침반.


분명 과거로 돌아왔다.


그렇다면 이번 생은 달라질 것이다.


더 강해진다.


더 많은 것을 지킨다.


그리고 무엇보다—


길도 제대로 찾는다.


---


“수련장은 오른쪽이라니까요!”


“그래, 알았다고.”


무서한은 왼쪽으로 걸었다.


“……선배님.”


“왜?”


“그쪽 아닙니다.”


“나는 혼자서도 길을 잘 찾는데.”


“……나침반이 세 개나 있는데요?”


“세 개니까 더 정확하지 않겠나.”


“셋이 전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데요?”


“…….”


회귀했다고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무서한은 여전히 천하를 뒤흔들 만큼 강하고,


여전히 무신을 꿈꾸며,


여전히 누구보다 독보적인 무인이고,


여전히—


지독한 길치다.


---


무서한의 두 번째 강호행이 시작된다.


이번 생에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어떤 고수와 만나게 될까.


어떤 기연을 얻게 될까.


그리고—


대체 어디로 가게 될까.


압도적인 무력과 예측할 수 없는 임기응변.


진지한 강호의 세계에서 혼자만 이상하게 굴러가는 사내.


길을 잃고,

사람을 만나고,

문파를 휘젓고,

기연을 얻고,

때로는 강호의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면서도—


무서한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아간다.


물론 실제로는—


길을 잃어서 찾아간 곳이 가야 할 길이 된다.


천하제일을 꿈꾸는 길치 독마.


그의 두 번째 강호행이 지금 시작된다.


이번 생에도 길은 모르겠지만,


주먹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간다.

무협, 중·단편
길치(路痴) 독마(獨魔)의 회귀 강호행
예준스
총 2화 조회 6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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