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벽 위에서 나를 부르는 말은 일일팔이었다. 선발원에서 받은 번호 뒷자리를 떼어 그렇게 불렀고, 그게 전부였다.
열다섯까지 열리지 않았다. 열리지 않은 아이는 빚이 되고, 빚은 화물차에 실려 전방 초소로 간다.
열여덟 살, 성벽 밖 폐허에서 그것이 열렸다.
눈앞에 숫자가 떠올랐다. 몸에 남은 힘이, 쇠에 걸린 압력이, 내 안에서 도는 불의 눈금이.
그리고 하나는 숫자로 뜨지 않아도 알았다.
기어스는 마흔에 멈춘다. 나는 열여덟에 열렸다.
스물두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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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와 황동으로 괴수의 시대를 버티는 증연제국. 생체 동력로를 품고 깨어난 자, 기어스는 제국의 방벽이 되고 둘을 함께 돌리는 자는 태엽귀족이 되어 이름을 남긴다.
번호로만 불리던 초소병 하나가 지도에서 지워진 성채 지하로 내려가 한 해를 버티고 걸어 나온다.
손에 쥔 것은 누군가 남기고 간 낡은 연구 일지 한 권, 그리고 아무도 보지 못하는 숫자들.
가문도, 이름도, 남은 시간도 없는 남자가 값을 매길 수 있는 유일한 시장으로 걸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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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께 권합니다
수치를 쪼개 쓰는 계산형 전투를 좋아하시는 분 감응 1.2%와 점화 15% 사이, 20초짜리 틈을 어떻게 쓰는지가 싸움을 가릅니다.
압력과 배기, 실린더와 기송관까지 굴러가는 스팀펑크 세계를 원하시는 분
강해지는 것보다, 이름을 남기려는 이야기에 끌리시는 분
걷기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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