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남긴 동네 슈퍼에는 외상장부가 한 권 있었습니다.
금액 칸이 없는 장부. 대신 이런 게 적혀 있었습니다.
「다음에 올 땐 앉아서 밥 먹고 가라」 「싱겁게 한 그릇 먹고 가라」 「동생 손 잡고 집에 가라」
아버지는 30년 동안 돈 대신 밥을 외상으로 달아 두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외상을 갚으러 사람들이 돌아옵니다. 리어카 끌던 행상은 재벌 회장이 되어 돈가방을 들고. 그 돈가방 앞에서 아들이 하는 말은 하나뿐입니다.
"돈은 안 받습니다. 밥 드시고 가세요."
아무도 죽지 않고, 아무도 망하지 않습니다. 밥 먹고 웃다가, 마지막 숟가락에서 코끝이 찡해지는 이야기.
「돈은 안 받습니다, 밥 드시고 가세요」 매일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