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간이 탐정사무소를 차렸다.
그리고 제일 먼저 한 일이 내 소파를 팔겠다는 것이었다.
삼만 원.
내가 날마다 눌러 모양까지 잡아 놓은 자리인데, 값 매기는 솜씨부터 형편없다. 무엇보다 내 허락을 받지 않았다.
그러니 너라도 잠깐 앉아 봐라. 손님이 있으면 당장 들고 나가지는 못할 테니까.
내 이름은 묵이다.
발끝부터 꼬리 끝까지 검고, 이 집에서 가장 오래 살았으며, 인간들이 놓치는 일을 돌보고 있다. 열린 문, 식은 손, 밤늦도록 꺼지지 않는 불 같은 것들.
탐정 일을 한다는 윤서는 정작 자기 밥 먹는 시간도 놓친다. 내가 책상 위에 올라가야 겨우 고개를 든다.
저런 것을 어떻게 혼자 두겠는가.
원래는 할머니도 있었다.
어느 날 할머니가 돌아오지 않았고, 선반 위의 구슬도 함께 사라졌다. 윤서는 할머니를 찾겠다며 이 집에 들어왔다.
그러더니 할머니가 돌아와 앉을 소파부터 팔겠단다.
순서가 틀렸다. 이런 것은 내가 바로잡아야 한다.
마침 작은 인간 하나가 사무소 문을 두드렸다.
“고양이도 찾아줘요?”
고양이를 찾는 일이야 도와줄 수 있다. 윤서에게 일거리가 생기면 소파도 남을 테고.
그래서 녀석이 쓰던 담요에 누웠다.
윤서는 내가 낮잠을 자는 줄 알았다.
너에게만 말해 두는데, 나는 가끔 남의 잠자리에서 남의 기억을 본다. 윤서 앞에서는 아는 척하지 마라. 지금도 내가 눈만 뜨면 자꾸 얼굴을 들이민다.
그 담요에서는 침대 밑이 보였다.
다가오는 손. 물러날 곳이 없는데도 뒤로 밀리는 몸. 천을 붙들고 떨던 흰 앞발 하나.
이상한 일이었다.
그 고양이는 길을 잃기도 전에 무서워하고 있었다.
찾아 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집으로 돌려보내면 작은 인간이 웃을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내가 살펴야 할 것이 더 있는 모양이다.
지금 다음 내용이 궁금해졌나?
그렇다면 첫 화부터 읽고 가라. 옆자리는 내어 주마.
다만 윤서가 돌아오면 둘이 조금씩 비켜야 한다.
저 애도 앉아서 쉬기는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