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편의점 24시》 32화 그라드 외전: 이어받은 맹세
전쟁은 끝났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한때 수많은 수인들이 살아가던 마을.
지금은 대부분의 건물이 무너져 있었고, 거리 곳곳에는 검게 그을린 잔해들이 널려 있었다.
그라드는 그 사이를 천천히 걸었다.
발밑에서 무언가 바스락거렸다.
고개를 숙이자 불에 타다 만 작은 인형 하나가 보였다.
어린아이가 가지고 놀았을 법한 인형이었다.
그라드는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주변으로 시선을 돌렸다.
무너진 집.
검게 타 버린 가게.
주인을 잃은 물건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승리를 기뻐하던 그라드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잔잘] "그라드."
뒤에서 잔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잔잘] "무슨 생각을 그리 깊이 하나?"
그라드는 다시 무너진 마을을 바라봤다.
[그라드] "우리가 이겼다고 하지 않았나."
[잔잘] "그랬지."
[그라드] "그런데······."
그라드가 말을 멈췄다.
[그라드] "이게 정말 이긴 모습인가 싶어서 말이네."
전쟁은 끝났다.
그러나 그라드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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