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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질에 대한 유쾌한 고찰.
새구리·2023.07.1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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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후로 꾸준히 창작되어 온 인외물들이 가지고 있는 궁극적인 질문이 있다.   나 자신을 ‘나’로 정의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아가서 인간을 인간으로서 존재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한없이 진지하고 무거워 보이는 이 담론에 대해 이 글의 작가는 장난스럽고 유쾌한 문체로 인간이었던 어떤 슬라임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장르소설 독자들에게 익숙한 헌터물의 세계관과 게임시스템으로 포장해서 먹기좋게 만들어진 비극을 한 입 먹는 순간 작가의 생각이 밀려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내가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시선에서 ’내‘가 인간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이 이후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모두 주인공이 타인에게서 인간으로 인식되기 위한 필사적인 발버둥이며 처절한 몸부림일 수 밖에 없다.  이 행위들을 무겁고 비장하게 써냈다면 이 글의 조회수는 아마 두 자릿수를 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작가는 친구와 농담하는 듯 한 말투로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덕분에 이 글은 그 진의를 파악하지 않고 가볍게 읽으면 헌터물 세계관에서 각성한 주인공의 유쾌한 성공기처럼 보일 수 있을 정도로 맛깔나게 포장되었다. 마치 작중에서 주인공이 귀여운 펭귄 탈 안에 본체인 슬라임을 숨긴 것 처럼.     물론 이 글에서도 아쉽고 미숙한 부분이 종종 보이곤 한다. 금수저 태생의 대학생이라는 주인공의 배경은 주인공의 성격에 개연성은 부여했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 내는데는 다소 실패한 모습을 보여줬다. 거기다 시점이 자주 변화하다보니 글 자체가 말끔하지 못하고 난잡한 느낌을 들게 하는 에피소드가 종종 보인다. 특히 주인공이 만들어내는 슬라임들이 작중 세계관에서 너무 밸런스 파괴적 아이템이라 이후의 전개에 대한 우려가 드는 것이 사실이다.   (초반에 재미있던 소설이 파워밸런스를 못잡아서 이상한 전개로 빠지다 망하는 소설을 많은 독자들이 경험해 봤을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추천할만한 가치가 있다.   여러가지 요소를 조합했음에도 어디 한 군데 치우치지 않고 각각의 재미를 잘 살려내서 다양한 장르의 팬들을 모을 수 있는 포텐셜이 있으며  익숙한 이야기를 슬라임이라는 희한한 소재로 포장해서 독특한 맛이 나게 만든 설정 또한 흥미롭고
 저주로 인해 뒤틀려가는 인간성을 1인칭의 서술트릭으로 맛있게 표현해내는 필력 또한 준수하다.    정말 오랜만에 추천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글이었으니, 아직 읽어보지 않는 분들이  이 글을 보고 나와 같은 즐거움을 느껴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약 파는 방구석 슬라임
곰산타
총 201화 조회 78.2만 202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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