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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영업이라는 독특한 소재.
집신·2023.08.0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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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김민환은 정수기 업계에서 1,2위를 다투는 대기업 소속 지국장입니다.
사내 연예 끝에 이선화와 결혼하며 회장의 사위라는 타이틀까지 달게 되는 등, 누가 봐도 전도유망한 직장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불행은 그를 한 순간에 파멸의 구렁텅이로 빠트리고 맙니다.
갑작스레 집을 나가 버린 아내 이선화와 그녀가 보낸 이혼 소장.
알고 보니 본사 사람과 바람을 핀 아내가 오히려 선수를 쳐 이혼을 요구한 것이었습니다.
증거를 만들고 조작해 이혼 책임이 전적으로 김민환에게 있는 것처럼 꾸미기까지 합니다.
김민환은 결국 이혼을 당했을뿐만 아니라 회사에서조차 억울한 누명을 쓰고 팀장으로 강등되고 맙니다.
그것도 팀원 하나 없이 급조된 4팀 팀장으로 말입니다.
사무실로 출근해 보니 구석진 자리에 책상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입니다.
알아서 나가라는 무언의 압력이었던 거죠.
그럼에도 김민환은 악착같이 버티며 회사 생활을 이어나갑니다.
하지만 세월엔 장사 없다고.
시간이 꽤 흐르자 김민환도 슬슬 지쳐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못내 퇴직 생각이 간절해질 때 쯤, 그에게 뜻밖의 기적이 찾아옵니다.
꿈인지 생시인지.
기이한 일을 겪고 난 다음부터, 응대하는 고객의 속마음이랄지, 계약 불발의 원인이 되는 정보가 눈 앞에 환영처럼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당연히 김민환의 영업 실적은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고.
급기야 김민환의 활약상 덕분에 만년 하위였던, 그가 속한 지국의 실적은 전국 7위까지 껑충 뛰는 경사를 맞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동료들이 기피하거나 곤란을 겪고 있는, 소위 진상 고객들마저 가져가서는 영업하는 족족 계약을 성사시켜 버리니 주변인들의 대우 또한 달라질 수밖에요.
그처럼 김민환이 잘 나가기 시작하자 그의 성공을 배아파 하는 여러 집단이랄지, 세력들도 준동하기 시작합니다.
예정에도 없던 연수원 특별 교육을 열어서는 김민환의 교육평가도를 해직의 빌미로 삼으려는 등, 이후로도 김민환을 쫓아내려 등장하는 갖은 중상모략들이 극의 긴장감을 절로 불러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물론 그런다고 마냥 당하고만 있을 김민환도 아니지만요.
정수기사 김민환은 얼핏 평이한 소재를 차용한 소설입니다.
상태창과 직장에서의 인생 역전.
더는 새로울 게 없는 장르 문학계의 닳고 달은 소재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같은 재료라도 누가 조리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짐 또한 불변의 진리입니다.
독자로서 느낀 이 글의 장점은 '생동감'이었습니다.
극중에서 다루는 사례 하나하나가 실제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는 덕분일 겁니다.
일부 장르물 중엔 소설적 허용을 무슨 전가의 보도마냥 오용한 작품들도 더러 존재합니다.
재미만 있다면 개연성이나 현실성 따윈 전혀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입니다.
물론 장르적 특성상 그와 같은 주장이 마냥 틀린 견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글이 보다 높은 설득력을 가지는 건 논쟁의 여지조차 없는 사실일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 작품 '정수기사 김민환'을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비록 이능력이라는 소재를 빌려오긴 했지만, 그보다는 김민환이라는 인물 자체의 현실적이면서도 통쾌한 행보에 더욱 눈길이 가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