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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와 기지 덮밥
g4****·2023.09.0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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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방송에 소개된 적 있는 중국 음식점을 간 적이 있다.
친한 친구와 둘이 갔던 가게에서 메뉴를 받고 고르던 찰나에 음식점의 대표 메뉴가 가지 덮밥이라는 이야기에 그래도 먹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켜 먹었다.
사실 난 가지가 싫다. 가지가 수분이 많아 흐물거리는 식감도 싫고, 가지에서 나오는 즙에서 나오는 가지의 향도 마음에 안들고, 색감도 못 미덥다.
그럼에도 시켜본 이유는 맛있다니까, 유명하다는 명성에 시킨 음식이였다.
하지만 미심쩍었던 내가 먹어본 가지 덮밥의 맛은 아주 훌륭했다. 짜장과 함께 볶아진 가지는 불 향과 온갖 향신료의 조합을 통해 밥과 환상적인 조합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 이후로도 나는 두어번 더 그 가게를 찾아가 가지덮밥을 시켜 먹었다. 배달도 가능한 가게였지만 그래도 그 음식을 현장에서 먹는 그 맛이야 말로 훌륭했던 기억으로 남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겐 테니스도 가지와 비슷하다. 오해하지 마라. 나는 테니스가 싫지는 않다. 테니스를 보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들이 싫거나 한심하게 여기는 경우는 전혀 없다.
그냥 관심이 없다. 내 인생에서 테니스에 관련된 관심사가 생겼던 적은 군 생활 시절 테니스 코트를 정비한다고 병사들과 작업하러 나갔던 기억밖에 없다. 물론 정비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은 당연히 없다.
그렇기에 내가 잘 알지 못하고 내가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라는 점에서 테니스는 내게 가지와 엇비슷한 존재로 여겨진다. 얼마나 힘들고 치열한 스포츠인지도 모르고, 세트나 매치에 대한 개념도 거의 없고, 조코비치, 페더러같은 유명한 선수 몇 명만 알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군의 테니스 소설이 나에겐 가지 덮밥과 같은 존재로 다가왔다.
잘 알지 못하는 영역을 자신이 아는 지식과 재주로써 가공해 상대에게 보여주는 실력은 역시 김군의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작과 전전작과 같이 뛰어난 전문지식과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글을 풍성하게 만들며 무엇보다 주인공이 절대적인 실력자로 성장하는 과정은 항상 김군의 스포츠물을 흥미롭게 만드는 존재이다.
솔직히 글을 계속하는 입장에서도 테니스를 잘 모르겠다. 규칙이고 명칭이고 난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근데 주인공이 활약하고 상대와 맞붙는 장면은 항상 재미있게 봤다. 활약을 통해 주변이 반응하고 변해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그러니까 어차피 재밌으니 그냥 봐도 되는 것 아닐까? 내가 테니스 관련해서 글을 쓸 일도, 시험을 볼 것도 아니고 말이다.
마찬가지다. 나는 가지 덮밥을 만들지 못한다. 주방장이 만든 음식을 먹을 뿐이다. 난 테니스를 모른다. 작가가 쓴 글을 즐길 뿐이다. 그리고 난 꽤나 즐겁게 즐기는 중이다. 김군이 만든 훌륭한 글에.
물론 주인공의 심성이 너무 착해 빠졌다는 댓글의 여러 의견에는 동조한다. 하지만 주인공 또한 사람이고 아직 어린 아이다. 세상 쓴 맛을 보면서 변해갈 그의 모습을 보는 것 또한 김군의 소설의 특징이기에 아직은 너무 비판하고 싶지 않다.
아주 어렵겠지만, 작가는 적절한 균형을 찾아 글을 진행시켜야 할 것이다. 부상이라던가 이적이라던가....개인적으로는 납득한 전개지만 작가와 독자 모두 절망하기를 원치는 않을 뿐이다.
나는 전작의 추천글 또한 쓴 적이 있다. 재밌었으니까, 내가 너무나도 잘 알고 사랑하는 축구에 대한 글을 훌륭하고 멋지게 써내려가 내게 보여줬으니까. 마치 내가 가장 사랑하는 중국 요리인 깐풍기를 아주 잘 만들어 내려간 중국집 주방장 처럼.
그런 그가 내게 새로운 메뉴를 보여준 것이다. 난해하고 낮설고 가까이 가기 어려운 테니스 소설을.
나는 매일 긴군의 글이 올라오길 기다린다.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마치 다시 가게를 찾아갈 날을 기대하는 것처럼.
p.s. 여담으로 난 그저 작가가 어떻게 그 많은 스포츠에 관한 지식들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앞으로 더 다양하고 많은 주제로 글을 써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