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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요원이 자기 보스를 담궈버렸다
페E퍼·2023.09.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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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군의 첩보를 맡고 있는 언더커버 요원 도플갱어.
접촉식 사이코메트리를 통해 외형 변환은 물론이고 어느 정도 상대방의 재능을 카카시 할 수 있는 능력과 관심법을 가진 이 전천후 스파이는 용사 파티에 잠입하는 데 성공해 그들의 전력을 마왕군에 보고하는 임무를 맡습니다. 하지만 언더커버 요원의 숙명이랄까, 적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때론 불가피한 희생이 필요한 법이죠. 그것이 마왕군의 동료인 흡혈귀라던가, 지나가던 아군 마족이라던가, 직장 사장인 마왕이라던... ... 어...? 자신을 파견한 사장의 뚝배기를 제철 과일마냥 도끼로 호두따기 해버린 주인공은 ‘이렇게 된 이상 주지육림으로 간다’며 한때 적이었던(?) 인간들의 진영에서 적당한 외모와 튼실한 정력을 가진 육체로 신분 세탁을 하며 고임금 불로소득 삼천궁녀 의자왕의 삶을 영위하고자 당당하게 인간계로의 출사표를 던지게 됩니다. 과연 주인공은 본인이 꿈꾸는 평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요?
작중 주인공은 [발렌드 사가] 라는 RPG 게임의 모든 엔딩을 수박 껍질까지 핥아먹은 고인물입니다. 어느 한 여름의 클리셰처럼 자기 자신을 이세계로 소환하기 위한 조건을 본인도 모르게 달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1도 모르는 불쌍한 이계전생후보 주인공은 제작사의 수상한 제안 즉, 히든 루트인 [마족]을 플레이할 기회를 손에 쥐게 되고 모두가 예상하듯 거지 같은 세상의 도플갱어로 전생하게 됩니다.
시원하게 1화에 자신의 상사인 마왕의 뚝배기를 흥부 부부의 박마냥 쪼개버리면서 시작하는 글의 전개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고 주인공이 도플갱어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엮인 인연들과, 카카시 한 다른 인물들과의 서사가 자연스럽게 엮이면서 이야기 전개의 무게감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다고 봅니다.
굳이 말하자면, 먼치킨 주인공(절대 답답하지 않은 지능캐)의 호쾌한 액션과 숨겨진 인물간의 히든 스토리를 지켜보는 맛이 있는 작품입니다. 글의 소재가 낯설지는 않지만 근래에 봤던 작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설정을 가져온 ‘도플갱어로 살아남기’는 생각보다 준수한 필력으로 몰입감을 살려 든든한 백반을 먹는 느낌을 줍니다만, 생각 외로 추천이 저조하여 추천 글을 써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