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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작가물 하나 조심스레 추천해 봐요~
마도폭풍·2023.11.0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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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에 앞서 사족을 달겠습니다. 이런게 없으니 괜히 가서 자기 취향에 맞지 않다고 추천글에 악플을 다시는 분들이 있어서요.
* 저는 ‘모두가 봐도 인정할 소설’ 같은 소설에만 추천을 달진 않아요. 이거 보다 어설픈 소설도 저 위에 있는데, 이렇게 벨런스 잡힌 이 녀석은 왜 바닥에서 허덕이지? 싶은 글에도 추천을 해요. 이 글은 ‘적어도 이 순위 보다는 한참 위에 있을 자격이 있다’ 는 의미로서의 추천입니다.
저는, 한 명의 작가는 하나의 요식 프렌차이즈이며, 하나의 작품은 그가 고심해서 차린 식당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매 화 연재되는 작품은 이 식당이 손님에게 판매하는 요리라고 할 수 있죠. 모든 작가가 분자요리에 능하고, 한식을 잘 하고, 일식도 양식도 중식도 잘 할 순 없어요. 그리고 이 모든 작가가 파인다이닝 전문가일 수도 없죠. 누군가가 TV의 유명한 쉐프처럼 다이닝 쉐프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동네에 이름난 함바집 혹은 동네 맛집 주방장 일 수도 있죠. 왜 이런 사족을 다냐면, 아니 글쎄 제가 ‘이 요리(소설)는 안정적인 맛입니다.’ 라고 추천을 해 줬더니 왜 파인다이닝이 아니냐(특별한 부분이 없냐)고 악플이 달리더군요...
여하튼 이런 점에서 이 소설은 사실 동네 개인 맛집에 가까운 소설입니다. 정갈한 손맛과 잘 단련된 칼질, 그리고 요리에 대한 자신감은 있습니다마는, 자신만의 특별메뉴 같은 건 없고 잘 알려진 재료와 레시피를 사용한 그런 ‘안정적인 맛’의 소설이라는 의미입니다.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소설을 읽어왔습니다마는, 마냥 자극적이기만 한 맛 보다는 오히려 최대한 밸런스가 잡힌 그런 솜씨 좋은 집밥 요리 같은게 저는 소화가 더 잘 되고 좋더군요. 그렇기에 특별한 소재, 전개를 원하신다면 이 소설은 맞지 않을 수 있으니 보시는 걸 별로 추천드리지 않겠습니다.
우선 이 작품은 회귀물입니다. 네. 주인공이 생활고에 굶어 죽었다가 인생이 꼬이기 직전에 돌아와요. 지극히 왕도적이면서 평이하고 어디선가 많이 본 전개가 맞습니다. 그리고 회귀 전에 얻었던 정보와, 자신만의 실력을 가지고 성공하는 이야기지요. 다행히 이 작가인 주인공은 딱히 표절충이 아니므로 이 부분은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물론 관점에 따라 선넘는 개입으로 보여지는 행동이 없진 않습니다...) 전개 부분에 대하여는, 사람에 따라 개연성이 맞지 않다고 여겨질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 기준에서 이 전개는 소설적 장치로서 충분히 수렴될 만한 수준입니다.(물론 이 제 기준과 다르신 분들도 제법 있으신 듯 하므로 감수하고 보시라고 하긴 어려울 거 같기도 해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이 개연성 결여(라고 여겨질 부분)라는 부분에 대한 예를 들면, 주인공이 굶어 죽었는데 알고 보니 알고 지내던 지인이 거물이었다던가 어째서 굶어죽을 지경에 이르기까지 진창에서 노닐었는가, 주인공이 초반부터 만나는 거물이, 깜냥이 안 되는데 왜 만나 줄 수 있었느냐 하는 살짝 비현실적인 부분을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서술과 완급조절로 스무드하게 넘어갈 수 있을 내용이나 사람에 따라 거부감이 들 수 있어 굳이 언급합니다.
여하튼 주인공이 시나리오 라이터로서, 영화일을 하면서 입지를 다지고 지평을 넓혀가는 내용이 이 소설의 주 내용입니다. 복수(할 대상이 없진 않지만 자멸?)나 치정, 각종 판타지적인 어떤 이벤트 등이 없는 비교적 평이한 전개가 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누차 말하지만 이 작품은 동네 밥집 같은 작품이에요. 언제 먹어도 부담 스럽지 않고, 또 뭐 먹을 지 고민 될 때 후회가 남지 않을 한 끼를 먹을 수 있을 거 같은 식당 같은 거죠. 자극적이고 특별한 특식 같은 느낌이 아니에요. 그 만큼 익숙하고 평범한 재료들로 아주 벨런스를 잘 맞춘 요리를 꼬박꼬박 내어 줄 것 같은 식당인 거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습니다. 적절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내용이 적절하게 제공되고, 무리를 두지 않는 적절한 문장으로 균형을 잘 잡아 줘서 그런 것 같습니다.
어디서 본 거 같은 내용으로 여겨질 것도 같습니다. 그러니까 사건 등이 다른 소설들에서 보았던 내용(즉 표절)과 똑같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분명히 주재료가 다르지만 곁들인 조미료와 농도가 비슷해 어디선가 느껴본 풍미 같다고 인식될 가능성을 의미합니다.(예를 들어 말린 고사리와 고비나물로 무쳤는데 비슷한 맛이 나더라~ 같은 느낌)
추천글을 적다 보니 저도 모르게 ‘나는 이런 점이 재미있었는데 님들은 아닐 수도 있으니 그러면 나는 몰?루?’ 라는 식으로 지극히 방어적으로 쓰게 되네요. 왜인지 모르게 괜히 공격적인 댓글에 마상을 입었나 봅니다....
여하튼 이 소설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1) 익숙한 소재를 사용한 시나리오작가 회귀 성공물 2) 잘 관리된 등산로를 오르는 것과 같은 전개 3) 자극적이진 않지만, 잘 균형잡힌 글솜씨. 라고 생각합니다.
혀가 녹아내리는 탕후루 같은 작품을 원하시는 분들, 얼얼하고 화끈한 마라맛을 원하시는 분들, 깊고 농후한 육수와 환상과도 같은 와인의 풍미를 원하시는 분들의 취향이 아니므로 ‘추천떴네? 내가 원하는 맛이 아니야!’ 라며 악플남기고 가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