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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있는 SF. 오랜만에 만난 진짜 이야기.
G2KURS·2025.10.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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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SF는 Science Fiction의 약자로, 과학 소설을 의미합니다.


요즘은 판타지에 가까운 작품도 SF 태그를 다는 경우가 많지만, 본래 SF는 과학적 사실 위에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장르입니다.


그런 면에서 [죽은 신의 노래]는 오랜만에 만난 진짜 SF라 부를 만 한 작품입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인류 멸망 후 600년이 지난 미래입니다.


인류와 AI 사이의 ‘엘리전’에서 가까스로 승리한 인간들은, 죽어가는 지구에서 근근히 연명하며 다른 행성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전쟁 이전부터 살아남은, 늙지도 죽지도 않는 구인류 ‘므두셀라’와 인공배아를 통해 만들어진, 50년밖에 살지 못하는 신인류 ‘노아’. 그리고 그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약간은 부족한 듯한 ‘AI’와 ‘안드로이드’가 한데 모여서 살아가는 세상이 이야기의 무대입니다.


주인공 ‘한’은 예기치 않게 얽히게 된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단서를 쫓던 중 여러 인물을 만나게 되고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65화까지 이어진 현재 시점에서의 평가는, ‘수준 높은 완성도’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과학적 통찰과 인문학적 성찰이 촘촘하게 녹아 있으며, 이야기 자체의 흡인력도 뛰어납니다.


20세기 노예 해방을 연상케 하는 프리먼의 소송이라든가, 서부 개척 시대의 골드러시를 연상케 하는 게이트의 노동자들, 열강 시대의 제3세계를 떠올리는 독립아크 ‘헤븐’ 같은 메타포가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지만, 50년 밖에 살지 못하며 생식기능조차 없는 절망적인 인류인 ‘노아’는 스스로 번식을 포기한 현대 인류의 절망을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져 씁쓸한 여운을 남깁니다.


이처럼 단순하고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웹소설들 사이에서 모처럼 ‘깊이 있는 와인’ 같은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이 저에게는 행운이었습니다.


이 작품의 장점이자 단점은 다른 웹소설들과 달리 호흡이 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회차에 희노애락을 모두 집어넣는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웹소설 독자들이 적응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한 문장 한 문장을 음미하듯 읽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을 넘어, 작가의 상상력과 사유를 함께 체험하는 지적인 쾌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물론 앞으로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또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이러다 갑자기 엘프가 튀어나오거나, 주인공이 각성해 상태창을 띄울지도 모르죠.


하지만 제 생각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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