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설국이 떠오르는 1화의 충격적인 엔딩이 제 눈길을 사로잡은, 오늘 소개해 드릴 소설은 ‘체스판 하나 들고 대영제국에 떨어졌다’ 입니다.
주인공 심두환은 체스 IM을 따기 위해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왔다가, 현지에서 만난 노인과 체스를 두다가 자신의 지인과 한 게임을 해달라는 요청과 그 댓가로 멋스런 체스판을 받아들고 가게 문을 열었다가 19세기의 런던에 떨어지게 됩니다.
난데없이 19세기에 떨어진 주인공은, 그의 이름과 카톨릭을 믿는다는 이유 때문에 시몬 혹은 심슨, 두환은 두한(Doohan / Dhubghain) 이라는 아일랜드 사람으로 오해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주인공 심두환은 갈고닦은 체스 실력으로 19세기 영국인들에게 하나 둘 인정을 받게 되고, 체스 하나로 런던을 들었다 놨다 하며 그의 영향력을 높여나갑니다.
대체역사라는 장르에서, 체스 마스터가 과거로 떨어져 어떻게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공격만이 살길이라는 당대 체스판에, 방어 또한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입증하면서 - 사회에 파란을 일으키면서 - 군대의 개혁이 이뤄지고, 당대 사람들 특히 빅토리아 여왕이나 다른 정치인들도 하나 둘 영향을 받아가는 과정을 보며 순전히 기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본격적으로 역사를 바꿔나가는 다른 대역들과는 다른 잔잔한 느낌의 역사 개변이 이뤄지기는 하지만, 체스를 통해 역사를 바꿔나간다는 대단히 신선한 소재와 체스를 잘 몰라도 무리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이 참 좋았고, 재미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본 소설을 읽으며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 라는 제목의 영화가 떠올라 참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영화와는 달리 주인공이 19세기 런던을 동경해서 그곳에 떨어진건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체스 기사들과 경기를 하며 그들을 리스펙 하는 모습과 벨 에포크 시대에서 때로는 여행자처럼, 때로는 19세기 사람들과 가족같이 지내는 모습 또한 흥미진진했습니다.
다른 작품들 대비 상대적으로 조회수가 낮아 꺼려지실 수도 있겠지만, 작품이 주는 재미는 분명 지금의 조회수 그 이상이라 확신합니다.
이제 며칠 뒤면 유료로 전환된다고 하니, 그 전에 체스와 19세기 영국의 매력에 빠져보시는 것도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