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SF를 별로 안 좋아했습니다. 과학 기반의 공상이 흥미롭게 느껴진 적은 거의 없었고, 그마나 있던 흥미도 나이를 먹으며 자연스럽게 사라졌거든요.
그런데 이 소설을 보다보니 '와...' 싶고, '아, 나 사실은 SF 좋아했었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추천글도 적어봅니다.
일단 이 소설의 소재는 타임 트립... 21세기 기술자가 24세기의 안드로이드들이 지배하는 세상에 가게 된 이야기입니다. 24세기 사회는 계급에 따라 지식을 분배하는 곳이기에, 21세기 기술자의 지식은 24세기에서는 최상층 계급만 접근 가능한 정보입니다. 덕분에 신분도 없이 24세기에 떨어진 주인공은 도태되지 않고 적당한 일자리를 얻어 생활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감정이 적은 편입니다. 인간과 유사한 안드로이드를 봐도 상대를 인간으로 여기지 않으며, 인간을 대할 때도 나와 타인의 경계가 분명한 사람입니다. 즉흥적이라기보다는 분석적인 사람이며, 가장 큰 욕구는 탐구심이지만 그게 일상을 유지하는 것에 우산하지는 않습니다. 이 때문에 주인공에게 친절하지 않은 미래 사회의 이야기이지만, 답답한 구석 없이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이 소설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SF소설이지만 소설의 초점이 삭막한 미래 사회나 끝내주는 과학 기술이 아닌 '인간성'에 맞춰져있다는 점입니다. 사이보그나 안드로이드라는 과학적인 소재를 다루지만, 인간이 아닌데도 더없이 인간처럼 행동하는 로봇을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과학과 인간성에 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개인적으로 SF를 싫어하지 않는 분은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하고, SF를 싫어하는 분 중에도 싫어하는 이유가 너무 복잡한 이야기만 많이 나와 머리가 아파서였다면 이 소설을 한 번 도전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