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휴전협정 이후 7번째 십년, 지난 칠십년간 삼팔선은 미동도 없이 그 자리를 고요히 지켜왔다.
한때 이 반도땅 위에 끊이지 않았던 총성은 아득히 먼 옛날일이 되었고, 전쟁이란 강 건너 불구경 같은, 철 지난 농담이 되어버린 이 땅은 놀랍게도 '아직 전쟁중'이다.
참혹한 비명과 과부의 울음, 부모잃은 아이들의 초점없는 눈빛을 기억하는 자들은 끝내 유수와 같은 세월속에 스러져 갔고, 그들이 이룬 피와 땀, 쌓아올린 업적과 전공들은 고리타분한 노인들의 넋두리가 되어버린 지금, '그럴 일 없겠지'라며 애써 다독이던 평화에 젖은 사람들을 비웃는 포성이 다시금 이 땅을 뒤흔든다.
포탄이 우리 눈앞의 모든 것을 쓸어버리는 상상을 해보신 적 있으십니까? 총성이 귀를 스쳐지나가는 경험을 하신적은요? 저는 눈앞에서 k-9 자주포가 포탄을 쏘아보내는 그 장엄하고 소름돋는 장면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경험을 한 사람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총탄이 발사되는 소리는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크고, 위협적이죠. 포탄이 발사되는 그 순간은 그보다 더 굉장합니다. 그야말로 천지를 울리는 그 묵직함. 그러나 포탄이 바로 옆에 떨어져 폭발하는 광경을 경험할 일은 이 사랑하는 조국에서 경험하기에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작중 주인공은 의무의 부름을 받았고, 이를 완수하여 위병소 앞에서 전역을 앞둔 시설관리병 출신 육군 병장입니다. 작중 배경은 북한의 김정은이 죽고, 새로운 지도자가 옹립된 상황속, 이제 어엿한 사회의 역군이 되어 앞날을 생각해야 하는 창창한 청년의 걱정을 집어삼키는 북한의 선제포격으로 부대가 절단나며 시작합니다. 포격과 함께 전차로 밀고들어오는 북한군을 상대로 주인공은 살아남아 사랑하는 이들과 조국을 지킬 수 있을까요?
이야기속 주인공은 다소 '주인공 보정'이 조금 들어가있는 지라, '만약 나라면 그렇게 행동할 수있을까' 싶은 결단력과 판단, 리더십으로 생존자들과 함께 전우들의 주검을 뒤로하고 북한군과 교전하며 상급부대에 합류하기 위해 약진합니다.
그저 평범했을 전우들의 처음 사람을 죽이는 경험, 통신이 절단난 상황, 위협에 노출된 민간인, 어떻게든 몸빵하며 시간을 벌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전방부대, 근래에 새롭게 대두되는 공격자산인 드론의 공격 등 실제 이 땅에 전쟁이 벌어지면 충분히 있을법한 일들을 숨막히는 필력으로 담아낸 이 글은 추천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 아직 작품 회차가 많지 않아 아쉬을 따름입니다.
작중에 계속 부대간 통신이 연결되지 않는다는 설정이 있어 "북한군이 무슨 수로 그럴 수 있겠는가?" 싶은 의견이 있어 몰입도에 조금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이미 주요 작계와 전략자산, 시설들에 대한 정보가 적에게 넘어가 선제타격 당하는 묘사가 있는지라 개인적인 견해로는 '주요 거점들도 이미 손에 쥐고 있고, 전파도 차단해 단시간 안에 남한을 제압할 자신이 있다' 라는 판단 하에 북한의 공격이 이루어졌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쟁을 다룬 소재가 적지는 않았지만, 제 2차 한국전쟁을 병사 시점에서 다룬다는 신선함을 가져온 이 글은 작중 상황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필력으로 독자들을 전장으로 안내합니다. 아직 몇화 나오지 않아 떡밥들이 풀리지 않은게 많은지라 기대할 점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글을 보며 추천글을 쓰게 된 이유는 "과연 나는,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게되어, 몇 자 끄적여 보았습니다. 내가 만약 군인이어도, 즉각적으로 군인의 본분을 다할 수 있는가? 아직 전쟁이 사라지지 않은 이 땅에서 우리는 평화의 타성에 젖어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봅니다. 근래의 군을 보며 걱정되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 만큼,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되는 글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