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양심상 먼저 밝히겠습니다.
작가 와이프입니다.
제목을 보자마자 확 감정이입돼서 글 씁니다.
팔자 꼬였으면 문부터 여세요.
이 제목 참 잘 지었네요.
누구는 작가 만나서 팔자가 꼬였는데 문이 있다면 저부터 열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추천글에는 약간의 가족 버프와 평소 남편에 대한 불편함이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ㅋㅋㅋㅋ
요즘 남편이 애들 재우고 나면 밤마다 혼자 방에 들어갑니다.
뭘 그렇게 열심히 하나 했습니다.
육아가 힘들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건가.
게임을 하나.
유튜브를 보나.
아니었습니다.
이걸 쓰고 있었습니다.
읽어보니 주인공이 딱 우리 남편입니다.
뭔가 살짝 음침하고,
뭔가 살짝 이상하고,
평소에는 좀 어수룩해 보이는데
말하는 거 보면 가끔 또 날카롭고.
또 해야 할 때는 어떻게든 합니다.
읽으면서 자꾸 남편 얼굴이 떠올라서 좀 불편했습니다.
문제는 저는 원래 이런 거 안 봅니다.
저는 로판 봅니다.
잘생긴 남주가 나오고,
후회할 거면 처절하게 후회하고,
집착할 거면 제대로 집착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런 저한테 어느 날 남편이 자기 글을 읽어보랍니다.
사람 뒤에 문이 보인답니다.
그 문을 열면 과거도 보고 미래도 본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남주는 잘생겼어?”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답니다.
저한텐 중요한데요.
아무튼 자꾸 읽어보라고 해서 읽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남편이 삐질까 봐 읽었습니다.
몇 화 읽고
“응~ 재밌네~ 많이 써~”
하고 아내의 의무를 다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이게 또 묘하게 재밌습니다.
신점은 못 본다면서 문은 보고,
남의 팔자는 기가 막히게 들여다보면서
정작 자기 팔자는 어딘가 좀 짠합니다.
그리고 보다 보면
어느 부분은 현실 같기도 하고.
또 어느 부분은 판타지 같기도 하고.
읽다 보면 저도 모르게 그 사이를 왔다 갔다 하게 됩니다.
그러다 저도 모르게 다음 화를 눌렀습니다.
아차.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남편 글이 재미있다는 걸 인정하면
왠지 제가 진 것 같았거든요.
뭐, 이미 밤마다 방에 틀어박혀서 저러고 있고
지 팔자 지가 꼰다는데 말린다고 들을 인간도 아니니
이왕 이렇게 된 거 어디까지 하나 한번 보자는 심정으로 자체 홍보이자 추천 남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설에 나오는 할머니 말투 한 번만 빌리겠습니다.
야, 인간아.
너 만나고 내 팔자 꼬였다.
낮잠 그만 자고 일어나서 다음 화 내놔.
연재 똑디 안 하면 내일부터 아침밥 굶을 줄 알아라.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님들아.
그래서, 아직도 안 볼 거냐?
뭘 고민해. 문 열렸으면 들어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