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
요즘 웹소설계에는 대체로 비슷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회귀, 신점, 코인, 탑 등의 몇몇 주요 소재가 있고, 각 소재를 사용한 작품들은 대개 비슷한 세계관, 설정, 캐릭터, 스토리 전개 등을 공유합니다.
그 안에서 작가님들의 필력에 따라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죠.
그런데 어떤 작가님들은 다른 작품들과는 아예 궤가 다른 작품을 집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의 독창적인 작풍이 확고하게 정립돼서 다른 작가들은 감히 비슷하게 따라하기도 어려운 경우죠. 지금 제가 소개해드릴 '천사순경 천재수'를 집필하시는 위선호 작가님이 그런 작가들 중 한 분입니다.
1.
주인공인 천재수는 고아로 절에서 자랍니다. 이상하게 천재수의 주변 사람들에게는 재수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천재수 본인도 이걸 신경쓰지만 회피할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천재수는 특별한 욕심없이 경찰이 돼서 안정적으로 살길 바라서 경찰학교에 입학합니다. 그러나 입학한지 얼마 안 돼서 어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아직 학생인 천재수를 차출하게 되고, 그때부터 천재수는 온갖 사건에 휘말리면서 본인이 바라던 안정적인 삶에서 점점 더 멀어집니다. 나중에는 오컬트, 종교, 정치, 외교 등등이 얽히고설켜 전혀 예상 못한 곳까지 가게 됩니다.
좀 더 자세하고 설명하고 싶지만 전부 스포가 될 거라 얘기할 수가 없네요ㅠ
2.
위선호 작가님의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엄청난 핍진성입니다. 사건의 전개 과정이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보는 것처럼 마이크로하게 묘사되는데, 뭐 하나 대충 뭉개고 지나가지 않습니다. 때문에 사건의 전개에 엄청난 설득력이 있고, 이 점이 독자에게 강한 몰입감을 줍니다.
그리고 사건의 원인과 전개, 결과가 예측을 뛰어넘습니다. 읽다 보면 사건이 이렇게 흘러간다고? 하면서 감탄하게 됩니다. 어떤 면에서는 왕좌의 게임이나 브레이킹 배드같은 드라마와도 비슷합니다. 각 인물의 성향과 의도, 생각, 상황이 겹치고 충돌하면서 사건이 예측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요. 특히 이번 작품에서 이런 면이 두드러집니다.
처음엔 얼핏 주인공 천재수가 온갖 어려운 범죄를 해결하는 범죄물로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최신화에서는 초반부만 보고서는 상상도 못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보통 그렇게 급전개가 이루어지면 개연성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위에 말한 것처럼 엄청난 핍진성이 있기 때문에 전혀 무리한 전개로 보이지 않습니다.
3.
사실 위선호 작가님의 작품은 취향을 많이 탑니다. 잘 안 맞는 분에게는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잘 맞는 분에게는 이런 작품이 또 없을 겁니다.
주인공으로부터 대리만족을 느끼기보다는 완성도 높은 사건의 전개에서 지적인 매력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