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착각계 장르의 맛을 제대로 아는 작가가 쓴 작품입니다. 주인공의 목표는 아주 확고하고 소박합니다.
그저 뒤로 삥땅 치고 적당히 꿀 빨면서 편하게 살고 싶을 뿐이죠. 그런데 철저히 사리사욕을 채우려던 꼼수들이 기가 막힌 타이밍과 맞물리며, 주변 사람들의 눈에는 목숨 걸고 나라를 구하려는 만고의 충신으로 비치기 시작합니다.
이 소설의 진짜 묘미는 억지스럽지 않게 굴러가는 상황극에 있습니다. 잇속 챙기려고 빼돌린 뇌물은 나라를 구하기 위한 피눈물 나는 비자금이 되고, 책임 회피용으로 둘러댄 핑계는 황제의 가슴을 울리는 결사적인 직언으로 둔갑합니다. 주인공은 속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환장하는데, 주변인들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그 온도 차이가 쉴 새 없이 터지는 웃음벨을 만들어냅니다.
주인공의 잔머리와 주변 인물들의 완벽한 헛다리가 맞물려 터지는 코미디를 좋아하신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 들었다가 밤새 달리게 될 작품입니다. 뇌 빼고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사이다 착각물을 찾으시는 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
p.s 표지를 만들었는데 도저히 전달할 방법이 없어서 추천글로 작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