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니다 보면 가끔 그런 생각 하지 않나요?
내가 먼저 이력서 넣고, 연락 기다리고, 내 능력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 먼저 찾아와서 같이 일하자고 하면 어떨까. 그것도 한 군데가 아니라 여기저기서요.
딱 그 상상을 하면서 보고있습니다.
주인공 태오는 처음부터 잘나가는 작가는 아닙니다. 한국에서 웹소설을 쓰다가 여러 번 연재를 접었고, 자기가 뭘 잘하고 어디서 자꾸 틀리는지는 아는 사람이에요. 그게 좀 와닿았습니다. 일하다 보면 잘하는 부분 하나 있다고 모든 일이 풀리는 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미국으로 돌아간 뒤, 친구가 작업하는 드라마에 의견을 보탠 일이 조금씩 커집니다. 자기가 쓴 의견이 실제 작가실 회의에 올라가고, 고친 이야기가 화면에 나오고, 스튜디오에서는 비행기표까지 보내서 직접 만나자고 하죠.
여기서부터 보는 맛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대단하다고 혼자 말하는 게 아니라, 일을 맡겨 본 사람들이 다음 일을 먼저 꺼냅니다. 드라마 작가실에서도 함께하자고 하고, 영화 제작자는 자기 작품을 맡기고 싶어 해요. 한 번 같이 일한 뒤에는 다음 영화의 첫 대본까지 써달라고 하고요.
읽으면서 부러웠던 건 돈도 돈인데, 그보다 선택지가 생긴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제대로 인정해주는 모습들까지도요.
어느 회사에 들어가야 겨우 인정받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가 잘하는 일을 하다 보니 여러 사람이 다시 찾는 사람.
기회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어디에서나 찾는 사람.
다음이라는 기회까지도 여유롭게 생기는 사람.
현실에선 퇴근하고도 내일 할 일 생각하다 잠들 때가 더 많잖아요. 그래서 태오가 새 제안을 받을 때마다 괜히 제 일처럼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나도 언젠가 내 이름만으로 다음 일이 들어오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할리우드 이야기인데, 이상하게 제가 다니는 회사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