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사(Archangels)
수만, 수십만, 혹은 수백만이 존재할지도 모르는 천사들 가운데서 가장 띄어난 능력과 지력을 가졌으며 신 옆에 자리할 수도 있는 천사가 바로 대천사 아크엔젤이다. 그들은 각지에서 활동하며 인간을 가까이 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에 일반적으로 매우 친근감이 드는 천사들이다.
신에게 부여받은 그들의 최대 임무는 바로 신과 인간과의 중개 역할이다. 또 아홉 군단으로 구성된 천사군을 지휘하고, 최전선에서 인간을 지옥으로 꾀어내는 악마군단과 전투를 되풀이하는 것도 그들의 주요 임무다. 그들의 별명은 '신의 뜻을 옮기는 자' 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대천사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밑바탕에는 모두 '종말'이라는 공통된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 이것은 죄악이 만연한 지상과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인간들에 대해 신이 최종적으로 철퇴를 내리친다는 관념이다. 그런 때가 오면, 신은 세계 종말에 이르는 과정을 기록한 책을 펴고 거기에 기재된 대로 갖가지 시련들을 인간에게 부과한다. 일곱인이 엄중히 봉해져 있으며, 이를 개봉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행위다. '요한의 묵시룩' 에는 이에 관한 순서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천사의 역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어린양이 일곱째 인을 떼셨을 때에 약 반 시간 동안 하늘에는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나는 하느님 앞에 서 있는 일곱 천사를 보았는데 그들 나팔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습니다. [요한묵시록 8 :1~2]
이 처럼 신이 가장 중요한 일을 행할 때 그 자리에 입회하는 것은 선택된 일곱명의 천사들로 정해져 있다. 즉, 천사들의 최고 권좌를 일곱 천사가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유대교와 기독교에서는 대천사의 수가 일곱이란 점은 일치하지만, 그 중 공통되는 천사들은 넷뿐이다. 미카엘,가브리엘,라파엘,우리엘이 그들이다. 이 넷은 명성 높은 천사들 중에서도 특히 각별한 존재다. 그들이야말로 유대교, 기독교 사회에서 뿐만 아니라 온 세상에 이름이 알려진 이른 바 '4대천사' 인 것이다. 그들은 4대 엘레멘츠(Elements:그리스 철학에서 정의 내린 개념으로,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네 개의 기본 요소 불,바람,물,땅을 말한다. 고대 인도에도 비슷한 사상이 있었고,불교에도 전승되었다) 천사 혹은 방위의 천사라고도 불린다. 불교에서 말하는 4천왕(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 동서남북에 각각 위치하고 있으며, 동방에 지국천, 남방에 증장천, 서방에 광목천, 북방에 다문천이 있다.) 혹은 도교의 4수(고대 중국에서 생겨난 개념, 동쪽에 청룡, 남쪽에 주작, 서쪽에 백호, 북쪽에 현무가 있다. 4신이라고도 함)와 비슷한 존재이며, 우주의 생성과 운행의 모든 것에 깊이 관련되어 있다. 그들의 4대, 방위, 미덕은 아래와 같다.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우리엘
불 물 바람 땅
동 북 서 남
지성 상상 이성 감수성
신중 절제 정의 굳셈
이슬람교에서도 4대 천사를 인정하고 있다. 단 이슬람교의 성정 콘란에 기록된 이름은 미카엘과 가브리엘 두 명뿐이다.
유대교, 기독교에서는 4대 천사의 이름에 관해 별다른 이론이 없는 반면, 나머지 세명의 대천사를 거론할 때는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그러나 대게는 라구엘, 라미엘, 사리엘, 메타트론, 카마엘, 하니엘, 사라카엘과 같은 대천사들이 후보로 거론된다.
일례로, '에녹서'(Enoch:구약성서 위전 가운데 하나, 에티오피아어와 슬라브어의 두종류가 있다. 내용은 주인공인 에녹의 천계 여행기를 중심으로 짜여 있다. 많은 천사들이 소개되고 각각의 역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문헌이다. 현재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이책의 성립 연대는 각 장마다 다르며, 기원 3세기경에 성립된 것까지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한사람의 저자가 기록한 책이 아니라 각종의 전설적인 소재를 여러세대에 걸쳐 정리한 것이다.)에 나와 있는 7대 천사를 소개하면, '다음은 밤새 자지 않는 파수꾼의 임무를 맡은 거룩한 사자들의 이름이다. 우리엘 거룩한사자, 세계와 타르타로스(뇌성과 지진)을 다스린다. 라파엘 거룩한사자, 인간의 영혼을 지킨다. 라구엘 거룩한사자 세계와 빛(해,달,별)에 복수한다. 미카엘 거룩한사자 인류중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들(신이 선택한)백성을 주관한다. 사라카엘 거룩한사자 유혹으로 인해 죄짓기 쉬운 인간의 영혼을 지킨다. 가브리엘 거룩한사자 뱀과(에덴)동산과 케루빔을 지킨다' 라고 되어 있다. 이 여섯 명의 대천사에 이어 그리스어 사본에는, '레미엘 거룩한자 천사들의 이름 일곱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아래와 같다
미카엘
신의 선민을 담당한다
가브리엘
지상 낙원의 수호자
라파엘
인간의 영혼을 주관한다
우리엘
우주의 운행과 지구의 기상을 주관한다
라구엘
세계와 빛에 복수한다(천사들을 감시한다)
사라카엘
영혼이 죄를 범하지 않도록 감시한다
레미엘
최후의 심판 이후 불활한 인간들을 주관한다
물론 이에 대해 다른 견해를 주장하는 서적이나 신학자의 의견도 적지 않으며, 시대가 바뀌면서 천사가 교체되거나 그 역할이 변경되는 일도 있는 듯 하다.
이 7대 천사는 '어전천사' 라 불리기도 한다.
한편 '실낙원'의 저자인 밀턴도 영광스러운 천사를 일곱명으로 생각했으나, 신과 동석할 자격이 있는 천사로는 열두명을 꼽았다. 어전천사의 대표자는 미카엘이었으며 메타트론,수리엘,산달폰,아스탄파에우스
사라카엘,파누엘,예호엘,자그자가엘,우리에르,예페피아,아카트리엘이었다
여기서 이상한 점은 최고의 천사들 중에 가브리엘의 이름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어쩌면 신의 어전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남성 천사들에게만 주어졌던 특권이라, 여성설이 있는 가브리엘을 제외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런 사고는 중세 유럽의 종교적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전형적인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