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을 삼킨 무녀 표지

파멸을 삼킨 무녀

haryeung

자유연재 〉 로맨스, 판타지

#마법 #전생 #집착 #환생 #회귀 #종교인 #검은머리 #로맨스판타지 #드래곤 #구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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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흐와 결혼할꺼야, 프리스테. "

나를 향한 애정을 지우지 않은 새까만 눈빛으로 변함없이 날 보며 한 말이다. 그는 그대로 고개를 내려 품 안의 그녀를 바라보았다. 언제나 물 맺힌 은방울꽃 같던 그녀는 더없이 행복하다는듯 나의 남자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순하고 선한 그녀의 사랑이 심연뿐인 그에게 닿지 못 할 것이리라 여긴건 나의 오판이었다. 이 순간, 숨을 쉬고 있는 지금 내 눈 앞에 그에게 안긴건 그녀였으니 나의 패배였다. 그 사실을 증명하듯이 그의 손은 그녀의 어깨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아니, 이런 결과는 납득하지 못 한다. 네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너를 사랑하는데 우리가 이어지지 못 한다는건 말이 안 된다. 논리적으로도 마음으로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

아무 말없이 색색 숨을 내쉬며 너의 눈을 바라봤지만, 말이나 상황이 바뀌는 일은 없었다.

가족들 중 누군가의 손이 내 팔을 따듯하게 감쌌다. 잡은 연유는 알 수는 없었지만, 지금 내가 막 결심한 일을 막을 수는 없었다.

"잠깐"

몇번이고 죽어서라도 너와의 사랑을 결국 쟁취할 것이다. 위화감을 눈치챈 그가 바로 그녀를 밀치고 내게 발걸음을 떼었으나, 이미 늦었다. 나는 호흡을 멈추고 겨우 갈무리하던 그 힘을 심장을 향해 폭발시켰다.

"프리스테!"

늦게 뻗어진 그의 손 위로 까만 피가 투둑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