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 없는 무당집 아들 표지

신기 없는 무당집 아들

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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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없다. 그래도, 이어진다.
신기 없는 무당집 아들, 서이준.
굿판에서는 북 치는 아들이었다. 신을 부르는 건 어머니였고, 신이 내리는 것도 어머니였다. 이준은 늘 한 걸음 뒤에 있었다.
"쟤는 안 붙어."
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무언가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신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온기도 없고, 방향도 없었다.
그냥,
사람 안쪽에서 이어지는 것.
손끝 떨림. 눈동자의 초점. 무릎이 꺾이는 각도.
동네 골목에서 시작된 일이 점차 멀리 번진다.
이준은 그걸 본다. 아니, 이어진다.
기도하지 않는다. 빌지도 않는다.
대신,
먼저 닿는다.
그리고—
한 번 이어진 건, 끊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