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의 균열 표지

삼계의 균열

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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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계가 진원 없는 파형을 잡았다. 지질학자 이준혁은 데이터가 가리키는 절벽 위에서 사라지는 인물의 뒷모습을 본다. 그가 서 있던 바위는 그늘진 자리였는데도 따뜻했다. 노트 마지막 줄에 이준혁은 적는다. 냄새: 암석. 광물. 지하.

심족(深族). 지각의 맥을 읽고, 지구의 고통을 온몸으로 감지하는 존재들. 수십만 년 전 세 종족의 전쟁이 만든 결계 너머, 지표 깊은 곳에서 살아온 또 다른 인류. 그 선발대장 카룬이 결계를 깨고 지표로 올라온 이유는 단 하나다. 지구가 죽고 있다.

전쟁을 일으키러 온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족의 욕망과 공포가 전쟁을 불러올 것이다.

지질학자와 심족 전사, 기후과학자와 심족 부관, 국정원 요원과 신화학자—여섯 인물이 충돌하고 연결되며 삼계의 진실에 다가선다. 그리고 하늘 어딘가에서 세 번째 종족, 천족이 오래된 침묵 속에 지켜보고 있다.

갈라진 하나가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는가. 1%의 희망을 향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