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진혼곡 표지

백두진혼곡

루메라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판타지 #무협 #드라마 #동양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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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외면한 산에는 아직 신들이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어느 겨울밤, 멈춰 있던 운명이 다시 깨어났다.
산군, 악신, 봉인된 맥.
눈 덮인 세계 위로 오래된 이야기들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


<중략>

숲뒤에서 눈을 짓밟으며, 수많은 그림자들이 파도처럼 쏟아져 나왔다.

철퍽, 철퍽—철퍽, 철퍽—

“크르륵—!”
“크아아악—!”

개미떼처럼 뒤엉킨 역귀들이 눈보라를 밀어내며 달려들었다.

여인은 절망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으악 저저 저게 뭐야 이젠 끝이야···”

그 순간, 남해랑이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쿠웅—

주변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눈발이 허공에서 멈춘 듯 흔들렸고, 바닥에 흩어진 검은 피가 파문처럼 일렁이기 시작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거센 조류가 숲 아래를 지나가는 듯했다.

남해랑의 눈빛이 깊어졌다. 그리고 아주 낮고 서늘한 목소리가 눈 내리는 산길 위로 퍼졌다.

“청해검법(靑海劍法) 제십류(第十流).”

스릉—

오래된 검이 천천히 허공을 갈랐다. 검끝이 움직이는 속도는 느렸다. 하지만 그 궤적을 따라, 공간 자체가 거대한 원을 그리며 뒤틀리기 시작했다.

남해랑의 도포자락이 파도처럼 크게 휘날렸다.

“창해윤회(滄海輪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