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러인데 자고 일어났더니 인터넷 실명제가 시작됐다
NINI1112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현대판타지 #SNS #사이다 #시스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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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 자랑글엔 "이 정도로 잘 사는 건 아니지", 3수해서 대학 간 사람에겐 "공부를 안 한 거지", 강아지를 잃고 우는 사람에겐 "유난"이라고.
가진 게 없으니 잃을 것도 없다. 익명의 어둠 속에서 그는 누구든 깎아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그의 모든 댓글 아래에, 그 자신의 신상이 첨부되어 있었다.
찢어진 안장의 7년 된 자전거. 9등급짜리 성적표. 면접에서 떨어지던 날의 정장. 남을 재던 잣대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에게로 되돌아왔다.
[남은 익명 발언권: 0회.]
악플에 한해 작성자의 진실이 강제로 공개되는 세계. 가장 먼저 발가벗겨진 건, 가장 많이 떠들었던 자들이었다.
거지도, 부자도 아닌 어중간한 사람들. "나 정도면 남 평가할 자격은 있지"라고 믿었던 이들이 하나둘 광장에 끌려 나온다.
그리고 무소유는 깨닫는다. 이 지옥에서 살아남으려면, 평생 비웃기만 했던 타인의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정말, 남을 잴 자격이 있었을까.
키보드 뒤에 숨었던 자들이 맨얼굴로 마주 선다.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곳에서 시작되는, 가장 낯선 연대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