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수려던 세상이 내게 남긴 것들
엠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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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름은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었고, 어머니는 사고로 내 곁을 떠났다. 시골 초등학교 운동장과 수돗가, 복도와 하굣길에서 나는 맞거나, 침묵하거나, 누군가의 이름이 짓밟히는 것을 견뎌야 했다.
그래도 세상은 나를 완전히 부수지 못했다. 어머니의 목소리, 아버지의 무뚝뚝한 사랑, 상곤이 형이라는 방패, 지혜라는 이름의 첫 설렘, 그리고 복싱장 바닥을 때리던 줄넘기 소리가 내 안에 남았다.
그리고 첫사랑의 이름 뒤에는, 내가 너무 늦게 알게 된 잔인한 그림자도 있었다. 지혜의 오빠는 내가 오래도록 잊지 못한 폭력의 한가운데에 서 있던 사람 중 하나였다.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강한 아이의 이야기가 아니다. 맞기만 하던 아이가, 더 이상 자기 삶을 포기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끝내 자기 발로 링 위에 서기까지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