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킹메이커, 이번엔 내가 왕이 된다
석지범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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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지방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든 전설의 선거 전략가 한도현.
연설문의 쉼표 하나, 카메라 각도, 눈물의 타이밍까지 전부 그의 손에서 나왔다.
하지만 카메라는 단 한 번도 그를 비추지 않았다.
킹메이커는 무대 뒤에서 만들어지고, 무대 뒤에서 지워지니까.
17년을 바쳐 정상에 올린 남자가 말했다. "자네는 아는 게 너무 많아."
사흘 뒤 검찰이 들이닥쳤고, 그의 17년은 두 문장으로 정리됐다.
"개인적 친분이 있었을 뿐, 당과는 무관합니다."
차가운 독방에서 눈을 감는 순간 — 그는 처음 선거판에 발을 들인 스물여섯, 그날로 돌아왔다.
앞으로 17년 치 모든 선거의 판세를, 누가 오르고 누가 쇠고랑을 차는지를,
어떤 스캔들이 몇 월 며칠에 터지는지를 전부 손에 쥔 채.
만년 꼴찌 후보의 낡은 선거사무소. 모두가 비웃는 그 자리에서, 그가 처음으로 입을 연다.
"이 선거, 이길 생각 있으십니까."
이번 생엔, 남을 왕으로 만들지 않는다.
기초의원에서 시작해 시장, 도지사, 그리고 청와대까지.
무대 뒤의 설계자가 마침내 무대 위로 올라선다.
내가 직접, 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