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교 지하의 반야심경
반야마로
자유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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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무인들의 살점을 파먹는 구더기들과 함께,
이름도 없이 '무명'이라 불리던 비천한 노예 소년이 있었다.
뼛속까지 좀먹는 뒤틀린 마기(魔氣)를 품은 채,
살아남기 위해 소년이 붙잡은 것은 금기된 불가의 서책이었다.
"색불이공 공불이색 (色不異空 空不異色)……."
마교의 심장부에서 피를 토하며 외우는 반야심경.
그 지독한 인과의 틈새에서 소년은 제 숨결을 완벽히 닫아걸었다.
피부가 잠기고, 가죽이 침묵하며,
세상 모든 물질의 인과가 피붓결로 보이기 시작했다.
"위선으로 가득 찬 관부의 법이 마귀보다 지독하다면,
내가 위선 없는 정직한 질서를 세우겠다."
구걸하지 않는 경계심과 지독한 생존 본능.
귀신의 가죽을 쓴 소년 '무명'의 처절한 천하 독행기가 시작된다.